방금 창원시립도서관의 독서회가 요청해 온 강연을 해주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사실 11월 초에 예정되었던 강연인데 저한테 약간의 사정이
생겨서 한달이 순연되었습니다. 전문인들이 아니라 시립도서관의 독서회 멤버들을 상대로 한 강연이어서 가급적 쉬운 내용으로 꾸몄는데 제가 게시판에서
해왔던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한번 보시라고 올립니다. 강의는 아까 3시부터 시작해서 회원들과 질의 및 응답을 포함한 저녁식사까지 이어져서
7시가 되어서 끝이 났는데 독서회 총무님과 참석해주신 회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 독서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 -----------------------
안녕하십니까. 이경숙입니다.
이곳 창원도서관은 제가 우리
집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책을 빌리러 오던 곳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여기 와서 책을 빌려보며 자란 우리 집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입시에 열중하게 되어 자연히 도서관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졌던 것 같습니다.
엄마하고 같이 책을 빌린다고 서가를 돌던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딸들을 데리고 책을 빌리러 왔던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독서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되니 감회가 남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별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리 크게 공부를 한 학자도 아닌 그저 평범한 주부일
뿐인데 이런 자리에 강사로 초빙해주신데 대해서 창원 도서관과 독서회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딸 둘을 키운 평범한 어머니
중의 한사람입니다. 다만,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독서의 중요성을 늘 생각하면서 책을 읽히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제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마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 아이들이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성공이란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의미에서의 성공을 말합니다. 제가 말하는 성공이란 아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하면 부자가 되는 것이 성공입니다. 아이가 출세를 하기 바라면 출세를 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성공입니다. 아이가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면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성공입니다. 아이가 인기 연예인이 되고 싶으면 가수가 되고
탤런트가 되는 것이 성공입니다.
성공한 사람이란 바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자신의 능력이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저는 봅니다. 반면에
불행한 사람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자신의 능력 사이에 갭이 있는 사람입니다.
무엇을 하고 싶던, 그리고 그것을 해서 행복해지던
아니던 그것은 자식의 몫이고 부모로서 나의 책임은 내 아이가 능력이 부족해서 자신의 하고 싶은 바를 해보지도 못하는 사람은 아니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보니까 그게 행복은 아니더라.'는 결론을 얻게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해보고 나서 그렇다는 것을
아는 것이 해보지도 못해서 어떤지 알 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지요. 제가 보는 성공이란 그런 결과를 알고 죽는 것과 모르고
죽는 것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성공이 실제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가는 일단 접어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비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지 않은 인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미로서의 저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저는 생각하였습니다. 성공이 아이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사람보다는 그래도 행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그리고 성공을 해보니 이게 행복인 것은 아니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이 그것을 끝내 알지 못하는 삶보다는 낫다는 생각에서 저는 우리 집 아이들을 성공하는 인간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아이들을 키워야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막 태어난 아이를 안고 젖을 먹이면서, 밤새
아이를 재우기 위해서 자장가를 부르면서 하늘이 저에게 맡겨준 소중한 생명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의 어머니를 생각했고, 그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웠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만들었는지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점이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훌륭한 가문에서 좋은 혈통을 타고난 사람들인가 하면 그건 아니었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거나 혹은 아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일류 대학을 졸업했거나 학위를 많이 가진 사람인가 생각해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 성적이 우수했거나 뛰어나게 공부를 잘했던 사람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한 것은 의외로 성공하고는 큰
관련이 없었습니다. 성격이 쾌활하고 명랑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하는가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수줍고 내향적인 사람 중에도 성공한
사람은 많았습니다.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가 하면 이건 약간은 관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큐가 일정 수준 이하인 사람 중에 크게
성공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은 다 미남이고 미녀인가 하면 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배우자를 잘 만났거나 결혼을 잘한
사람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부모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조사를 해 본 결과 의외로 모든 성공자에게 다 공통되는 특징이란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찾아낸 성공한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은 세 가지였습니다. 이 세 가지에도 물론 예외적인 사례들이 있습니다마는 예외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렇습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은 거의 예외가 없이 말을 잘하더라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한
사람치고 말을 못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예외가 되는 사람은 주로 운동선수들입니다. 운동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톱스타가 되면 다
말을 잘하는데 개중에는 말 못하는 스타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말을 잘한다는 것은 쉴 새 없이 잘 떠들어대는 것이 아닙니다. 표현력이
좋은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연설이나 웅변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공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언변이란 바로 설득력을 말합니다. 남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성공한 것을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설득력은 다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과묵하고 말이 몇
마디 없는 사람이라고 설득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짧은 두세 마디의 말로 천하를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설득력이란 성공을 하는 제일의
키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신언서판이라고 했습니다. 일류대학을 나오고 박사학위를 갖고도 설득력을 겸비하지 못한 사람보다는 설사 국졸이라 하도라도
설득력을 가진 사람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저의 조사결과입니다.
두 번째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질은 바로 결정력이었습니다.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합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보면 학력이나 지식이나 기술에 있어서 훨씬 뛰어난 사람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의 아래에서 일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국졸 사장이 박사학위를 가진 부장을 거느린 회사는 드물지 않습니다.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기 이름도 쓸 줄 모르는 일자무식이었지만 일본 전국을 통일했습니다. 전통 있는 훌륭한 가문의 부장들, 영주들이 그 앞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현대그룹을 일으켜 세운 고정주영 회장 같은 분은 학력이 별것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에는 수천 명의 박사가
일하고 있습니다. 탑의 자리에 올라간 사람은 무엇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겠습니까?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결정력입니다. 올바른
결정이건 잘못 된 결정이건을 떠나서 결정하는 것을 겁내지 않고 남에게 미루지 않고 자기가 결정한다는 것. 이것이 성공의 두 번째 키입니다.
디시젼 파워가 없는 사람이 성공한 사례를 저는 역시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성공한 인간의 공통적인 특질이 뭐냐? 바로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의 크기는 바로 성공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설득력과 결정력이 있어도 상상력이 적다면 그만큼 적은 성공을 하고 상상력이 큰
만큼 크게 성공을 합니다. 모든 위대한 인물들은 위대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하지
못합니다. 말을 좀 바꾼다면 성공을 한 사람은 늘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그린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성공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것 외의 것을 보지 못합니다.
결정력의 세기만큼 사람은 남의 위에 올라가고, 상상력의 크기만큼 사람은 남보다 앞서 갑니다.
정리를 해 보면요, 인생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 필요한 힘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가 뭐라고 했습니까? 예 설득력이라고 했지요. 두 번째가 뭐였습니까? 바로 결정력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요? 예 상상력입니다.
아이들을 설득력 있는 인간으로 키우고, 결정력을 가진 인간으로 키우고, 상상력이 풍부한
인간으로 키우면 아이들이 자라서 성공할까요? 네, 성공합니다. 저 세 가지 특질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히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힘을 갖게 만들 방법이 있겠습니까? 인간의 내면에 이 세 가지 파워를 심어 줄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조기교육을 시키면 될까요? 유능한 과외선생을 붙여주면 될까요? 일류대학을 보내면 될까요? 노우. 방법은 오직 하나 뿐입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 외에는 저 세 가지 힘을 동시에 배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개별적으로는 각기 교육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마는 저 세 가지를 한꺼번에 얻게 해 주는 길은 오직 독서 한 가지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서 딱 한 가지만 꼽는다면 그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예! 바로 독서입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중에 크게 성공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학교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사람이라도 그가 성공을 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독서광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교 공부를 안 한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은 더러 보지만 책을
읽지 않고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독서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절대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독서를 하면 설득력과 결정력과 상상력이 길러지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모든 책이 설득력과 결정력과 상상력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책은 그것이 어떤 성격의 책이든지 한 가지 면에서는 같습니다. 그것은 저자가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글이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글을 쓰는 형식과 문체와 책의 성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바로 읽는 사람을 저자가 좀 더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장치들입니다.
독자들이 저자의 글에 공감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이런 노력이 들어있지 않은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는 것은 저자에게 설득을 당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독서를 한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설득을 당하는
체험입니다. 그것도 가장 정교하고 탁월한 화술의 소유자들로부터 설득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주장에
감복하게 만드는 지를 목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독서의 체험이 풍부한 사람은 자기가 남을 설득하게 될 경우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위대한
설득자들을 흉내내게 되고, 그들의 화술을 모방하게 되어 마침내는 탁월한 마술의 상속자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책이란 것은 대개
실패한 사람보다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내용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이 무엇에 대하여 어떻게 결정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바로 수도
없이 많은 결정의 사례집입니다. 소설이던, 자서전이던, 위인전이던, 역사책이던, 책이란 바로 인생의 온갖 문제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했는가를 설명해 주는 것이며 각 결정에 대한 결과가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자기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결정했을텐데...”하는 결정의 간접체험을 제공합니다. 책을 한권 읽었다는 것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결정의 체험을 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재빨리 가장 적합한 답을 끌어낼 수가 있게 됩니다. 자기 머릿속에 그만큼
많은 체험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사람들은 노련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생소한 일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결정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물쭈물하고, 망설이고, 주저하고 있는 동안에 가장 먼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뭐라고 합니까? 예 바로 리더라고 합니다. 지도자인 것입니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이 유독 성공하는 이유는 바로 결정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력이 집단 속의 리더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성공인들은 이와 같이 남보다 빠른 판단과 유달리 강한 결정력의
소유자이지만 그런 만큼 독선적이고 오만함을 공통적인 단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자신감과 오만함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카리스마입니다. 결국 카리스마는 독서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카리스마를 자신의 내부에서 만들어낼 재료가
없습니다.
우리가 직장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부하직원이나 아랫사람을 거느리게 됩니다. 자기 밑의
부하직원들을 한번 관찰해 보십시오. 그리고 자기의 동료들도 한번 살펴보십시오. 유능하고 남보다 빨리 승진하는 사람들은 윗사람에게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가 아니라 “어떻게 하려고 하는데 승낙해
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결정력입니다. 결정은 윗사람이나 동료에게 미루지 않고 자기가 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결정에 대한 지지와
승인을 쉽게 얻어냅니다. 이것이 설득력입니다. 독서의 양과 이 두 가지 힘은 반드시 비례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은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상상력이 재료로 쓰이지 않은 책은 단 한권도 없습니다. 과학이론서나, 딱딱한 학위 논문조차도 사실에 있어서는 상상력에
힘입은 것들입니다.
인간이 사유한 내용을 말과 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간과 짐승이 다른
차이점입니다. 단 한마디라도 그것이 짐승의 울부짖음이 아니라 인간의 언어라면 그 속에는 상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나무’라고 말할 때는
그 순간 우리의 의식 속에는 나무의 상상이 스쳐지나갑니다. ‘어제’라고 말을 하는 순간 우리의 뇌리 속에는 우리가 지나친 어제라는 시간에 대한
상상이 일어났다 사라집니다. 하나의 단어에 하나의 상상이 생깁니다. 인간의 모든 언어는 그것이 갖는 고유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의 단어를 말하거나 눈으로 보는 순간마다 그 이미지들이 순간순간 우리의 마음 속에서 재생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단어는 단어의 연상이 있고,
한 줄의 문장은 문장이 만들어내는 연상이 있습니다. 언어가 좀 더 복잡하고 좀 더 구체적이고, 좀 더 논리적일 수록 이런 연상은 더욱 뚜렷한
것으로 재생됩니다. 이런 이미지의 재생작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글을 읽을 때와 말을 할 때와 글을 쓸 때입니다. 특히 독서는
짧은 시간 내에 가장 다양하고 많은 단어들과 문장들에 연관된 연상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온
세상의 사물과 일들에 대한 연상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위한 사념의 재료를 머리속에 남깁니다. 이것들이 바로 상상력의 재로가 되는 것입니다.
독서하지 않은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상상력의 빈곤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기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 갇혀 사는 존재입니다. 상상력이 클수록 그는
무한한 영역 속을 돌아다니는 자유인이며, 상상력이 적을수록 우리에 갇혀있는 슬픈 짐승이 됩니다.
사람이 성공을 하려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이제 이해가 되셨으리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책을 읽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책 읽는 습관을 들려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그에 대한 말씀을 좀 드리겠습니다.
모든 동물은 학습의 본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최초의 선생은 바로 어미입니다. 모든 동물은 태어날 때 무조건 자기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타인(거의 백프로
어미)의 행동을 모방하고 따라하게끔 유전자적으로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도 마찬가집니다. 다른 동물에 비해서 그 모방해야 하는
학습의 내용이 대단히 복잡하고 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미의 행동을 보고 따라함으로써 학습의 첫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말을 하기
위해 옹아리를 하는 것도 어머니의 모방입니다. 얼굴에 웃음을 짓고 여러 가지 표정을 만드는 것도 모방입니다. 두발로 일어서고 걸음마를 해보려고
하는 것도 모방입니다. 모든 학습은 어미를 보고 따라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학습의 본능이란 어미를 흉내내는 본능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렇다면
의외로 답은 간단합니다. 아이가 무엇인가를 배우게 하고 싶으면 어머니가 그것을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하라고 안 해도 자연히
어머니를 보고 그것을 흉내내어 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의 모방학습을 더욱 부추겨서 열중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칭찬입니다.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 책을 읽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어머니가 책을 읽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아이가 방을 엉금엉금 기어다닐 때도 빠른 것은 아닙니다. 젖을 떼지 않은 아기가 엄마가 책을 읽는다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유아도 어머니의 행동에는 아주 민감하고 대단한 관심과 집중력을 가지고 관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책이 뭔지 몰라도 엄마가 자주 손에 잡는 물건과 늘 하는 행동은 아이가 모방하려는 가장 우선적인 대상이 됩니다. 두살 세 살 때 아이가 책처럼
생긴 물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사실 그 보다 훨씬 전인 돌 이전부터 엄마가 책이라는 것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아기가
유아 때 책을 늘 읽으면 두세살이 되면서부터 아이는 책에 호기심과 관심을 보입니다. 아버지가 늘 신문을 보면 아이는 다른 장난감보다 신문에 더
흥미를 나타냅니다. 엄마가 책은 안 보고 늘 텔레비전 연속극만 보면 아이는 책처럼 생긴 물건보다는 텔레비전 화면에 더 관심을
갖습니다.
많은 어머니들이 “자기 아이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읽을 생각을 않고 책을 사달라고 하지도 않아요” 하고 걱정을 하고
하소연을 하는데 그런 어머니들은 거의 예외없이 자신이 책을 읽지 않는 어머니들입니다. 유아 때 어머니가 책을 읽는 모습을 아이가 보면서 자라야
책을 읽는 아이가 됩니다. 어머니가 자주 하는 행동과 어머니가 자주 만지는 물건일수록 아이가 타고난 학습본능이 고착되는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한번 정리를 해드리면, 자녀가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세 가지 능력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설득력과 결정력과 상상력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을 하나로써 모두 키워 줄 수 있는 길은 오직 한 가지 독서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독서를 하도록 만들려면 아이가 되도록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책을 가까이하고 늘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따라하려는 모방본능은 모든 동물의 새끼들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어서 이것의 부족을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미가
자기새끼에게 모방해볼만한 어떤 행동과 모습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아이가 모방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책을 보고 신문을 읽으면 반드시 아이는 책과 신문이라는 물건에 흥미와 관심, 그리고 호기심을 보입니다. 그래서 책이나 신문이
방바닥에 있으면 다른 장난감들을 두고 그것을 가지고 놀려고 합니다. 비싼 돈을 주고 사 준 장난감은 오히려 관심을 안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그것을 가지고 놀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반응을 안 보이는 것입니다. 장난감도 반드시 어머니가 자주 갖고 흔들어주고 엄마가
그것을 먼저 만져야 아이도 가지고 노는 것입니다.
이럴 때에 아이가 손에 만질 수 있는 책이나 신문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이의
학습의욕이 꺾여 버립니다. 이때 선천적인 학습의욕과 모방본능이 꺾이고 약화되면 나이가 들어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되살릴 수 없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도 사실 이 시기에 결정이 납니다.
그렇다면 어머니가 할 일은요? 예. 아이가 손닿는 곳에 책과 신문을 놓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집에 책이라는 것이 풍성하게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엄마의 고급 장롱이나 화장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책이 가득 꽂혀있는
서가입니다. 저는 누구의 집이던지 처음 방문하게 되면 그 집의 책꽂이부터 봅니다. 부모의 서가에 책이 없으면 아이 방에도 책이 안 보입니다.
독서는 부모를 따라갑니다. 부모가 책을 안 보는 집의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경우를 저는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면 반드시 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하고 아이의 책꽂이에 앞서서 먼저 부모의 서가에 책이 가득해야 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야만이 독서를
하는 인간으로 성장합니다.
저는 우리 집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에 외식을 가거나, 백화점을
가거나 영화관을 가더라도 반드시, 거의 예외 없이 꼭 서점을 들렀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시내에 가면 서점은 필수코스로
들리는 것으로 습관이 되어 있습니다. 저녁은 안 먹여도 책은 꼭 사게 했습니다. 이때 강요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습니다. 어떤 책이던지
아이가 보고 싶은 것을 맘대로 고르게 하고 고른 책에 대해서 나는 아무 의견도 말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정말 좋은 책을 골랐구나”하고 아이의
선택에 대해 칭찬을 해줍니다. 서점에 들리고 책을 고르고 사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큰 아이가 대학생이 된 지금도
우리집 아이들은 시내에 나가면 습관적으로 서점에는 무조건 들어갑니다. 자기들끼리 놀러를 가도 그렇습니다. 용돈을 주면 모아서 책을
삽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창원도서관은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정말 자주 놀러왔던
곳입니다. 아무런 목적이 없어도 좋습니다. 다른 놀이터나 유원지에 데리고 가는 것보다 도서관에 데리고 와서 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서 뭘
하느냐, 어머니가 책을 고르고 빌리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백화점에 가서 엄마가 매대를 헤매고 다니면서 수개 층을 누비고 다니면서 옷이나
신발, 화장품, 악세사리나 고르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나중에 용돈을 가지고 그런 용도 외에는 쓸 줄을 모르게 됩니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모습 중에 가장 가치로운 것이 도서관의 서가를 돌면서 책을 고르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빌려온 책을 늘 읽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정의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야 아이가 책을 읽게 되고 공부를 하게 되고, 성공하게 됩니다.
독서의 습관이야말로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들여주어야 할 습관입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동안에도 엄마가 손에 책을 들고 있으면 아이는 젖을 빨면서도 책이라는 물건에
대해 자극을 받습니다. 그것이 나중에 호기심이 되고 학습의욕이 되고 마침내 독서의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사람은 왜 책을 읽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요? 앞서 설명드린 그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엄마를 흉내내기 위해? 그렇지는 않고요, 사람이 책을 읽는 이유는 사실 재밌기 때문입니다. 쾌감을 얻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통해 얻는 쾌감은 인간의 쾌감 중에서 가장 바람직스럽고 부작용이 없으며, 유익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쾌감중추는 어려서 개발되지 못하면
나이 들어서는 열리지가 않습니다. 책은 즐거움이고 쾌감이 아니라 고통이고 지겨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책을 읽을 때의 두뇌 활동이
유희가 아니라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의 가장 크고 강렬한 쾌락을 알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쇼크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 한참 동안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몇 시간을 앉아있어 본 사람이라야 남을
설득할 힘이 생기고, 남이 하지 못하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고,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상상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정신적인 충격을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겪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이 아마 시이튼의 동물기였던 것 같습니다.
아동용이 아니라 아버지가 보시던 세계사상대전집 속에 들어있었던 어른용의 시이튼 동물기였습니다. 그 책에 그려진 환상적인 삽화에 너무 반해서
아마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시간만 나면 그 책의 삽화를 베껴서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시이튼 동물기를 읽고 받았던 그
강렬했던 충격,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쾌감에 홀린 나머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아버지의 사상대전집의 대부분을 읽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때에는 절반도 채 이해되지 않았지만 독서가 주는 마약과도 같은 황홀경을 다시 한 번 맛보기 위해 서가를 가득 채운 세계의 위대한
사상과 철학의 바다를 미친듯이 헤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람이 언제 이런 책을 만나느냐가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오르가슴을 다 겪어보셨나요? 사람마다 그 시기와 또 그 책은 다를 겁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것이 초등학교 때였고, 그
책은 시이튼 동물기였는데요, 만약에 아버지의 서가에 그 책이 없었다면 나는 언제 어떤 책에서 그런 체험을 하게 됐을지 모르고 내 인생이 그만큼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한권 사서 집에 들일 때마다 혹시 이 책이 내 딸들의 인생을 바꾸어놓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제 딸들에게 다른 행복은 제쳐두고라도 이 쾌락만큼은 맛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 쾌락을 모르는 인생은 가장 강렬하고 진하고 매혹적이면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을 모르는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행복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것은
모두 포기를 해야 하고 오직 한 가지만 갖는 것이 허락된다면 저는 책을 가질 것입니다.
두서없는 강의였는데요,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모쪼록 책을 읽는 나라, 도서관에 늘 사람들이 붐비는 사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하고,
인생에서 참다운 행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원래는 아래에 소개한 내용으로 원고를 준비해서 갔는데 하고 나니 양이 적었는지
시간이 좀 남아서 예정에 없었던 내용을 좀 덧붙였습니다. 그 부분을 정리해서 올려드립니다. 역시 약간 사족인 듯한 감도 들고 그렇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참고삼아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독서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 추가 강의록 ------- 아직 시간이 조금 남은 관계로 참고삼아 독서에 덧붙여서 성공하는 인간을 만드는 교육에 대해서 약간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인의 위크포인트로 손꼽히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협상력입니다. 사업이나 외교나 개인간이나 막론하고 한국 사람은 협상능력이 대단히 떨어집니다. 아주 심각할 정도로 협상을 잘 못합니다. 이것이 나라의 발전과 국익에 얼마나 마이너한 영향을 미치는지 모릅니다. 부부 사이에도 협상을 할 줄 모릅니다. 이것은 달리 표현하면 한국사람은 말이 안 통한다는 것이 됩니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확인이 되고, 텔레비전에서 흔히 보는 토론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한국인들끼리는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자기 말만 하고 자기 고집만 부리고 자기 입장만을 고수합니다. 어릴 때 발 비비면서 떼를 쓰던 유아기 때의 습성이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봅니다. 이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역시 한국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것과 함께 우리 어머니들이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 되겠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자라면서 남을 설득시켜보는 체험을 거의 해보지 못합니다. 한 인간이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설득이라는 것을 해볼 수 있는 상대는 바로 자기의 어머닙니다. 갖고 싶은 인형이나 장난감을 하나 자기에게 사주도록 엄마를 구슬리는 것이 훌륭한 설득입니다. 필요한 용돈을 타 내는 것도 설득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설득의 상대가 되어주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사주고 입히고 하게 해주는 모든 것이 아이가 원해서 엄마를 설득한 결과가 아니라 엄마의 일방적인 결정입니다. 아이의 의견은 대개 무시되고 고려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아이들은 자기의 엄마에 의해서 수많은 설득에 실패한 체험을 하면서 자랍니다. 그래서 설득이라는 것은 힘들고 대개는 성공하기 힘들며, 피곤한 것이라는 체험적 결론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설득 대신에 선택하게 되는 수단이 바로 떼라는 것으로 나옵니다. 떼를 쓰고 뻗대는 것입니다. 행패를 부리고, 강짜를 부리고 곤조를 지깁니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논리에 의한 대화가 아니라 고집싸움을 합니다. 누구 말이 맞고, 누구의 생각이 합리적이냐가 아니라 누가 더 고집이 세고 누구 성질이 더 못됐는가로 결판을 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다 자란 어른이 된 후에도 모든 일에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는 것입니다. 논리가 아니라 폭력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맘에 안 들면 판을 엎어버립니다. 이것이 한국인의 약점인데 그 책임은 대부분이 우리 어머니들에게 있습니다. 어머니의 역할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아이가 설득을 해볼 수 있는 상대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가급적 많은 성공의 체험을 하게 해 주는 것. 이것이 교육의 큰 부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 씩 아이에게 설득을 당해야 합니다. 아이는 자기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 언제나 엄마를 설득하는데 재미를 붙여야 합니다. 그냥 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한테 설득을 당했기 때문에, 네 생각에 일리가 있기 때문에, 너의 요구가 합당하기 때문에, 엄마가 너의 청을 들어주는 것이다”라는 모양을 갖추어서 아이에게 해줄 필요가 있고 이런 습관을 엄마부터 길러야 합니다. 아이 뿐만 아니라 남편이나, 모든 다른 상대에게도 언제든지 기꺼이 설득당해 줄 수 있다,. 설득당해 주겠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내들이 그 반대로 “너가 무슨 소리를 하던지 나는 반대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아이들과 남편을 대합니다. 가정의 불화는 설득당하지 않는 주부라는 절벽이 반사하는 메아리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고 더 강해져서 일류의 선진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 설득의 성공체험을 더 많이 갖게 해야 하고 설득하면 된다는 설득력에의 믿음을 갖게해야 합니다. 두 번째 결정력에 있어서도 마찬가집니다. 한국사람들이 결정력이 부족한 이유는 어려서부터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 결정을 누가 하는가? 전부 엄마들이 해 버립니다. 장난감, 과자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옷이나 신발을 살 때도, 책을 하나 고르는 것도 정작 그것을 가질 아이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엄마들이 다 결정해 버립니다. 아이의 옷이나 물건을 사기 위해 엄마를 따라 백화점에 간 아이는 그저 엄마의 손에 끌려다니는 인형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기 물건을 아이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고릅니다. 선택과 결정은 엄마의 몫이고, 아이는 그저 주는 대로 받을 뿐입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나중에 결정하는 힘을 가진 리더가 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이제 최종적인 결론을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성공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어머니와 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플루타크는 “위대한 로마는 위대한 로마의 어머니들이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른 모든 위대한 민족들도 그 영광의 시기에는 위대한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책이라는 두 가지야말로 사람에게 설득력과 결정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절대적인 요인입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하늘에 감사드리는 두 가지가 바로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다는 것과 또 집에 책이 많았다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복이 있어서 저의 오늘이 있을 수 있었고,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 앞에 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강의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