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대충 그려서 죄송합니다. 강좌때 설명드릴 시에는 포토샵으로 깨끗하게 잘 그려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제일 위의 그림에서 왼쪽에 번쩍거리는 부채살 무늬가 있지만 꺼멓게 칠해진 전구들이 과거에 불이 들어왔던 전구들입니다. 중간에 하얗게 불이 켜진 것이 지금 불이 들어온 전구입니다. 그 오른 쪽 것이 아직 전기가 도달하지 않은 전구들입니다. 왼쪽의 것들이 과거의 나이고 가운데가 지금의 나, 오른쪽의 것들이 미래의 나입니다.

아뢰야식은 이 전구들이 연결되어 있는 전선에 흐르는 전기와 같습니다. 과거로부터 미래로 전기가 흐릅니다. 이 전선에는 수많은 전구들이 시리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전구는 수명이 짧아서 불이 반짝하고 들어오는 순간 바로 터져 버립니다. 전기가 흐름에 따라서 이 전구들은 계속 순서대로 불이 들어왓다가는 꺼지고 이어서 다음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가 또 꺼집니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한 줄의 불이 전선을 따라 달려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 순간 불이 켜진 전구가 지금의 나입니다. 물론 순식간에 나라는 전구도 꺼지고 맙니다. 그것은 찰나입니다.

그런데 같은 전선을 흐르는 같은 전기가 원인이 돼서 켜지는 전구이지만 각각의 전구는 모양과 크기와 색깔이 다릅니다. 이 전구들은 정체성이라는 면에서는 모두 개별적이고 각각입니다. 그러나 전선을 흐르는 전기가 세지면 전부 밝아지고 약해지면 모두가 같이 흐려집니다. 같은 전선에서 같은 전기로 켜지는 전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이 이해되십니까?

이 그림에서의 전기를 우리가 수련하는 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구에 불이 켜져 있을 때는 전기는 저항을 받아 뜨거워지고 소모가 많아집니다. 즉 거친 의식인 것입니다. 그런데 전구가 터져버린 다음에 다음 전구까지 전선을 통해 흐르는 동안에는 고요하고 미세한 의식이 됩니다. 이 의식이 전구를 만나 불이 켜지면 켜져있는 찰나동안에는 아주 거친 의식이 됩니다. 그것을 기운의 파동으로 그려본 것이 아래 그림입니다.

언더스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자기가 어떤 관계인지 이해가 됩니까? 의식은 흐르는 기운입니다. 아뢰야식도 마찬가집니다. 그릇에 담겨있는 물처럼 그릇을 옮겨 붓는 것이 아니라 강물처럼 바람처럼 흐릅니다.

아직 설명이 다 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구름~~

이 그림에 비유해서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림에서는 아주 짧게 그려졌지만 전구와 전구 사이의 전선은 대단히 깁니다. 그리고 전구와 전구 사이의 전선의 길이가 환생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이 전선의 길이는 모두 다릅니다. 어떤 구간은 길고 어떤 구간은 짧습니다.

전구에 불이 켜지는 원인은 긴 전선을 달려온 전기가 전구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기가 전구인 것은 아닙니다. 전구도 이 전기장치의 일부이지 전구가 나인 것은 아닙니다. "나"는 무엇이냐 하면 현재 켜진 전구의 불빛이 납니다. 전선이나 전기나 전구가 나인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나는 불빛입니다. 그 불빛의 색깔과 밝기와 빛의 변화가 나의 아이덴디티입니다. 나라는 것은 전기의 세기와 주파수와 강약과 전구의 형상과 크기와 색깔에 따라 결정됩니다. 여러 가지 요인의 복합적인 산물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과거와 미래의 차이입니다. 과거의 전구들은 켜졌다가 이미 꺼졌습니다. 미래의 전구들은 아직 켜지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자가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 둘은 다릅니다. 뭐가 다르냐 하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전선 속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구는 이미 터졌지만 전선 속의 전기는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과거의 어느 싯점에서 전기가 끊겼다면 현재의 나라는 전구에는 불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반면에 미래의 전선 속에는 아직 전기가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결은 되어 있습니다. 이 개념을 잘 아셔야 합니다. 전기가 흐르지는 않아도 전선은 이미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미래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나라는 불빛이 켜질 전구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수없는 미래의 내가 주욱 나열되어 있는 것입니다. 까마득한 미래에 이르기까지...황하수의 모래처럼 많은 내가 있습니다.


구름~~

 

 


아뢰야식은 흐르는 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의 본질은 정보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뢰야식은 흐르는 정보인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 태어나는 생명의 시발에 닿아서 연결되는 것이지만 이 정보가 고스란히 새 생명으로 옮겨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새 생명이 일어난 후에도 이 기는 계속 흐릅니다. 그 흐름의 궤적은 길게 꼬리를 끌고 있어서 그 끝은 아득한 과거의 억겁의 이전에 닿아 있습니다. 그 흐름의 길이는 환생을 거듭할 수록 그만큼 더 길어집니다. 새 생명이 수명을 다하고 죽은 다음에도 기의 흐름은 멈추지 않습니다. 다만 생명일 때의 거친 의식이 아주 부드럽고 미세한 의식으로 바뀌어 미래를 향해 끝없이 흐릅니다. 그러다가 다시 새로운 생명의 불을 일으킵니다. 우리 탄생의 원인은 바로 이 기의 흐름입니다.


우리는 이 그림에서 현재 불이 들어온 전구의 스위치를 돌려서 잠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그냥 두면 언젠가는 다마가 터져버리지만 그 전에 잠시 잠시 전구를 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불을 끄면 거친 의식은 가라앉고 전선 속을 흐르는 상태의 고요한 의식만이 남게 됩니다. 우리는 기공수련을 통해서 전구를 임의대로 잠시 끄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 때에 우리는 불이 켜진 원인인 전기, 즉 고요한 의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의식의 흐름을 끊어버리면 그 지점이 어디이던지 관계없이 이 전기회로 전체에서 일시에 동시적으로 전기의 흐름은 정지합니다. 억겁의 과거에서 흐르고 있던 의식도 지금여기에서 차단하는 순간 동시에 멈추어 버립니다. 이 회로는 전체가 완전히 꺼져버리게 됩니다. 소멸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해탈이라고 나는 짐작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 회로의 현재 지점에서 전기를 끊는가 하는 방법이 문제입니다. 전구 하나의 스위치를 돌려서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회로를 차단해야 합니다. 전선을 통해서 단 한개의 전자도 이동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움직이는 전자가 하나도 없어야 합니다. 고요를 극하면 정지하겠지요. 이것이 빔의 극일 것입니다.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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