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골(경주 남산)
11.29 비파골
경주 남산 비파골은...
경부고속국도 경주 톨게이트에서 부산방면으로 달리면서 왼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경주 남산의 맨살을
드러내보이고 있는 계곡으로 약수골과 용장골 중간에 위치해 있다.
들머리를 찾지못해 용장골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와 비파마을 외딴채 텃밭에서 일하고 있는 오십대 중후
반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한테 길을 물으니 그곳에서 출발해도 된다고 한다.
밭을 지나니 삼릉정도는 아니지만 소나무 숲이 좋다. 몇해전 화재로 인해 그런지 고사리가 유난히 많다.
계곡을 얼마간 오르다가 왼편 능선의 탑이 있는곳으로 오른다. 복원된지 오래지않은것 같은 삼층석탑이
외롭다.
이곳 비파계곡은 석가사터와 불무사터가 있다고 하는데 돌탑을 지나쳐 능선산행을 하면서 들러보지를
못한다. 어제 올랐던 금오산 정상석에 또한번의 찜을 하고는 올랐던 건너편 능선으로 하산을 하는데 사
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은 길도 길같지 않은길로 길이려거니 하고 내려선다. 그러다가 종당에는 길도 아닌곳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겨울바람 찬바람에 파르르 떨고있는 철쭉 한송이를 만나게 된다.
에구...
철도 모르고
얼매나 춥건노...
조금더 내려오니 밭에 냉이가 지천인데 나무꼬챙이 하나 만들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마른나무가지 하나
대충 꺽어 건네는데 호미나 칼같이 그렇게 용이하게 될리가 만무하다. 그래도 열심인 두녀니 할매...
하나 더꺽어 땅을 헤집어보는데 어쭈구리...꽤나 깊게 박힌것이 생각같지가 않다. 마 가자하니 이할마씨
왈 와 그리 욕심이 없냐고 하며 일어설 생각이 없어보인다.
욕심이 없다꼬...
주변을 둘러보니 밭가장자리에 나무 말뚝이 눈에띈다. 그것을 집어들고는 냉이있는 주변을 꾹꾹눌러 엎
어놓는다. 그리고는 냉이만 추스려서 흙을 툴툴 털어내니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것보다 능률이 더 나은것 같다.
이렇게 한시간 가까이 캔 냉이가 제법된다. 꼭꼭 꾹꾹 눌러서 산행용 손수건 두개에 겨우 묶어 가져와 풀
어놓으니 다라이로 하나다. 혼자 다듬기가 심심했던지 이양반 다라이째 들고 일어서면서 이웃에 가서 다
듬어 오겠다고 나서신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두녀니 할마씨 들어오는데 어!!! 가지고 들어서는 냉이가 한움쿰밖에 안된다. 어이
된거냐 하니까 조금씩 나누었단다. 그래도 글치~~~ 이할마씨도 심했다 싶었는지 나가는것도 많더라고
능청이다.
누가 욕심이 없는겐지 몰것다 마...
하지만 저녁식단에 올라온 냉이국은 정말 끝내준다.
내년봄에는 고사리 끊으러 가야지.
화마의 흔적들...
비파바위???
삼형제 바위.
도깨비 바위.
정상.
남산 주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비파골. 들녘 중간으로 경주,언양간 국도가 시원하게 달린다.
관광순환로 가장자리로 피어있는 억새들의 도열을 받으며 걷는 재미도 또 색다르다.
멀리로 희미한 하늘금은 영취산.신불산 억새능선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었을까?
하산하면서 올려다 보이는 비파골.
끊질긴 생명력.
뿌리가 거의 다드러나게 쓰러져있는 나무인데도 보란듯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길도 길같잖은길을 걷는다.
아렇게 길은 사라지고...
철모르고 피어난 철쭉.
추워 우짜노...
이곳 비파마을의 소나무숲도 상당히 좋다.
냉이.
저녁 식탁에 즐거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