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  오광 농원(기계면 지가리)

 

STS 2냉연공장 조업 대비 공정.품질검사 요원들이

농촌의 바쁜 일손을 거들어 주기로 약속 되어있는 날인데...

 

 

전날 저녁부터 명일 새벽까지 이어진 술 때문에

잠도 덜깨고 술도 덜깬 상태에서

 

운전을 할수도 하지 않을수도 없다.

갈등을 얼마간 하다가  

어쩔수 없이 핸들을 잡고야 만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일요일 아침에도 음주 단속 하는것을 목격했던터라 불안 하지만

이미 물은 없질러지고 있다. 운수에 맞길 밖에...

 

좋은일을 하러 가는줄 알았는지

무사히 목적지 약속했던 과수원엘 도착한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걸죽한 농주로 해장 한잔 하고는

이미 작업에 열중인 일행들과 합류하여 사과따는일을 시작한다.

 

따야되는 사과와 따는 요령등 주의사항을 듣고는

그대로 따라 해보는데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 

 

생전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라서 익숙하지는 않지만

나름으로 부지런히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시간에 

한켠의 닭우리를 둘러보게 된다.

 

이곳 우리에 닭이 몇마리 있는데 

그중 특이한 닭 두마리가 있다.

 

한마리는 온몸에 털이 반정도는 빠져 듬성듬성 하고

또 한마리는 등과 양 날갯 일부. 머리 뒷부분 일부가 거의 빠져 보기가 흉할 정도다.

 

털이 듬성듬성 한 닭은 독사를 먹어서 그런것이라고 하며

또다른 닭은 수탉이 하도 올라타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고

세상에 이런 일이다다.

 

경주 불국사 단풍을 하루더 보고싶었었지만

사과를 따면서 생각을 하니 사과밭도 빨간 단풍인것이

농촌일손 돕기 봉사활동 결정을 잘한것 같다.

 

일을 마무리 하면서 

들고갈수 있을만큼 맘껏 가져가라는

오광농장 주인장의 넉넉한 미소에

 

귀갓길 잠시 밀려오던 피로가

어둑어둑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오전 참(국수.송편.농주.소주)이다.

 

 

점심.

 

 

 

 

 

 

 

 

 

 

 

 

믿거나 말거난데 300만원짜리 닭이다.

 

 

세상에 이런일이인데 수탉이 넘 올라타서 저렇게 된것이라고????

그런데 더 이런일인것은 그 올라타는 수탉은 이 고난을 면치 못하는 암탉이 부화해서 생겨난 말하자면 제 새끼라고 하는것이다.

 

 

제 어미를 사정도 없이 못살게 구는데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 털이 벗겨진 보기도 흉한 살갗 일부에는 새끼 수탉 발톱에 의한

굳은살과 상처 그리고 그속에 조금의 흙도 들어있었다고 한다.

 

이 암탉은 제어미를 못살게 구는 수탉들과 남매지간인 암탉인데 이넘은 등이 멀쩡하다. 수탉 이넘들이 제어미는 못알아봐도

제 동생들은 알아보는것 같다.

 

보기에는 멀쩡한 이넘.

 

이넘들이 제어미 등짝이야 어떻게 되던둥 제어미만 좋아라 하는 넘들이다.

 

 

 

 

사과 한자루씩을 담아놓고는 같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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