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3 반야봉(성삼재-세석)
포스코 백호산악회 백두대간 구간 종주 마지막 구간 지리산 일박 이일 일정중 첫쨋날...
비가 오겠다던 기상예보와는 달리 거창 휴게소를 지날쯤에는 안개가 제법 엷어져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여진다.
그렇게 계속 안개가 걷혀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성삼재에 도착하니 시계가 영 아니올씨다다.
근래에 개방 되어진 노고단을 올라볼끼라고 오른쪽 송신소 방향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는데 이런 송신소가 떡하니 가로 막
는다. 되돌아 나와 길을 찾는데 안개가 방해를 한다. 아니다 싶지만 넓은길로 오르다보니 노고단 고개인데 이곳 노고단 입구
도 막혀있다. 짙은 안갯땜시로 통행이 불가하다고 한다.
사방으로 탁트이는 노고단의 조망도 썩 좋지만 오늘같은 보이지 않는날은 정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만 할수
있어서 꼭 다녀오고 싶었었다. 오늘 일정은 세석까지 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봉우리란 봉우린 다 오르고 내리면서 진행 하
려던 나름의 계획이 초장부터 빗나간다.
앞서간 일행들의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부지런히 달려가도 보이지가 않는다. 돼지령을 지나 임걸령을 도착하는데 발빠른 이
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오늘 산행을 함께 하려고 했던 지금까지 함께 진행하던 두사람이 배낭을 내려놓으면서 일행들과
합류를 선언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혼자가 된다.
반야봉을 다녀오려면 점심 시간을 아껴야 될것 같다. 그리고 걸음도 쉬임없이 해야 될것 같다. 웬만한 걸음들은 맘먹기에 따
라 합류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이들 걸음은 다르다. 진부령에서 부터 지리산까지 내려온 걸음들 아닌가?
반야봉을 오르는데 전에보다 더 된비알만 같고 더 멀기만 한것 같다. 한시간 가까이 땀을 흘리고서야 정상석을 만난다.
반야봉에서의 천왕봉 조망도 너무나 멋있는 곳인데 안개가 도와줄 기미가 없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바람을 피해 도시락을 편다. 도시락이 썩 맘에 든다. 작은 도시락이기 때문이다. 요기를 간단히 한다고
했는데 이십분이 훌쩍 지난다. 배낭을 꾸려 되내려 서는데 백호팀원 서너명이 올라오고 있다. 합류를 해서 되올라 갈까 하다
가 곧 따라 오겠지 하고 그냥 진행을 하는데 얼마뒤 또다른 백호팀원 세명이 보인다. 뒤에 일행들이 더 늘어 여유가 있다.
그런데 삼도봉에 도착을 하는데도 이들은 따라오질 않는다. 삼도봉에서 만나진 또다른 백호 일행 두명과 잠시 기다리다가
진행을 하는데 그 두사람중 한사람의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그를 따라가다보니 앞서가던 백호 사람들을 한사람 두사람 만나
지게 되고 그들을 추월하며 연하천 산장에 다다르니 다수의 백호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그만 이들과 합류를 했으면 좋았을것을 무엇이 그리도 급했는지 먼저 걸음을 나선다. 아직도 자욱한 안갯속을 혼자서
내달린다. 고독을 즐기는 맛도 있긴 하지만...
얼마간을 달렸을까?
백호 부회장 한백기씨가 보이는데 형제봉 못미처의 삼각봉쯤 되는것 같다. 그들과 합류하여 함께 한것도 잠깐 형제봉을 올라
갔다가 내려서는 사이 또 이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보이지 않던 이들을 벽소령에 도착해서야 재회를 하게 되는데 성기
봉 등반대장과 반야봉을 함께 오르려고 했었던 동료 두명등 선두그룹 모두와 합류를 한다.
안개가 거의 걷혔다. 여지없이 카메라도 바쁘게 생겼다.
선비샘을 지나면서 다리가 무거워 지기 시작을 한다. 아직도 갈길은 먼데...
칠선봉에서 정태영씨가 배낭을 풀더니 커다란 보온 밥(물)통을 들어올리며 짐좀 덜고 가겠다고 한다. 미숫가루 얼음물이다.
그 무거운 물을 지고 온종일 달려왔을 그가 존경 스럽다.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다. 한잔을 거나 하게 받아드는데 아직도 얼음
이 그대로이다. 얼마나 달고 시원하던지...
그귀한 얼음물을 단숨에 들이킨것까지야 좋았는데...
어랍쇼???
으쓱오싹 춥기 시작을 한다.
출발이 얼마 되지않아 땀복을 꺼내 입는다. 그래도 자꾸만 추워 온다.
걸음을 최대한으로 늦추고는
컨디션 조절에 부단한 노력을 한다. 왜냐고???
내일 세석에서 부터 대원사까지의 거리도 만만한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무려 아홉 시간 가까이 혹사시킨 발과 다리를 달래가며
오늘의 목적지 세석엘 겨우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일행들 저녁준비로 부산하다.
함께 거들면 좋겠지만 할수가 없다.
오들오들 떨면서 누울곳을 먼저 찾는다.
따뜻한 방좀 없느냐고 하니 이방인 취급하듯 한다.
따뜻하게좀 해줄수 없느냐고 하니 배부른 소리 한다는 투다.
세석산장 산장지기 손님 대하는 자세들의 모습이다.
담요한장 천원에 빌려가지고 날바닥 마루바닥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온몸이 안아픈 곳이 없다.
내일 산행은 어떻게 되는것인지...
성삼재(10:17)
노고단 산장(10:52)
송신소(11:12)
근래 개방되어진 노고단 정상 오름길인데 또 막혀있다(11:24)
..(11:58)
임걸령(12:12)
반야봉 오름길(12:57)
반야봉(13:00)
..(13:52)
삼도봉(13:58)
화개재(14:19)
연하천 산장(15:30)
..(15:49)
..(16:10)
형제봉(16:16)
형제봉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천왕봉.
..(16:22)
벽소령(16:50)
선비샘(17:43)
...(18:18)
칠선봉(18:32)
산목련.
진행하면서 바라보이는 천왕봉과 제석봉.장터목.
영신봉(19:24)
토끼봉과 그아래로 세석평전.
오늘의 종착지 세석 산장이 바로 눈앞인데 걸음은 무디기만 하다.
되돌아 보이는 영신봉.
청학동으로 내리 뻗는 낙남정맥의 분기봉이기도 하다.
세석산장(19:36)
기존의 세석산장이다. 십수년전에 이곳에서도 하루 묵은 기억이 삼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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