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에 호근이는 박호근이다.

 

삼십여년전 중학때 친구로 언제나 만나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친구다. 같이 어울렸던 복규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호근이 하고만 연락이 됐다. 어제....

내일 일(호근)마치고 술한잔 하자!

그래... 

 

그런데 땅보러 다니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진다. 괴산 감물면소재지의 일억 오천짜리 임야를 둘러보고 불정면 남한강 상류의 한 매운탕 집에서 메기매운탕을 시켜놓고 소주를 한잔 하는데 양이 얼마나 많은지 그아까운 음식이 삼분지 일은 남는다. 차만 없었더라면 벌써 많이 취해있을텐데...차때문에 그림에 떡이다.

 

목도에 장갑공장 매물(1억3천)도 들러보고 마지막으로 음성읍 소재 대지.밭.건물포함(5천평)십억짜리 매물까지 보고 부지런히 청주 아이들집으로 향하는데...

 

친구 호근한테 미안하다. 약속을 지킬수 없을것 같아서다. 늦은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매물보러 돌아다니면서 차때문에 먹지못했던 소주를 몇잔 하면서 호근한테 미안한 전화를 건다. 

 

호근이......

어! 기환이.......왜이렇게 늦었어...

그래 그게 그렇게 될일이...있었다.

 

건너편의 호근도 한잔 걸친 목소리다.

 

너무늦어 지금 증평까지 가기가 좀 그래서........

 

무슨소리야 오랜만에...너 지금 그곳이 어디야 내가 갈께 기다리고 있어! 증평에서 청주로 나온다고 한다.

아홉시도 훨씬 넘었는데...

 

버스타고 택시타고 부랴부랴 달려와준 호근이가 너무 고맙다. 난 못가겠다고 시간 핑계를 했었는데...

 

곱창전골을 시켜놓고 주거니 받거니 시간가는줄 모른다. 빈병이 서너개쯤 되었는가 싶을때 들어서는 또다른 손님이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친구 호근이와 잘아는 지인이다. 같이 합석이 되어 몇순배 돌고 도는와중에 호근 매제까지 합석이 된다. 술은 그칠줄 모르고 돌고도는데...

 

주인 아줌마가 열두시가 넘었다고 그만 가라고 한다. 열한시까지만 하는데 열두시까지 있었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호근친구가 많이 비틀거린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많이 취해있다. 술을 나만큼 못하는것인지 전주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은 무리일것 같아 한잔 더하자는데 사양을 했다.  

 

호근이가 비틀거리며 그삶의 여정만큼이나 무거운 걸음으로 그친구와  그매제에 의지하여 어둠속으로 멀어져갈즘에 집으로 돌아와 술을 몇잔 더한다. 증평에서 청주까지 늦은시간에 더구나 모임 술자리를 일어나서 달려와준 성의가 넘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또한편으로는 나는 왜 그친구와 같은 행동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으로 미안한 마음에 그친구를 생각하면서 술을 마신다.

 

술을 좋아하다보니 술먹는 구실도 참으로 여러가지다.

 

호근아 건강하자. 찻길 항상 조심하고...

해장국 꼭 사먹어라 아랐지?

 


호근이는 가식이 전혀 없는 친구다. 삼십여년전 아주 어렵던 시절에 그의 아버님은 운수업을 하셨는데 그래서였는지 그친구는 항상 여유가 있었다. 같이 다니면서 만두와 찐빵을 얻어먹던기억이 생생하다. 복규란친구와 그렇게 잘도 어울렸었다.호근은 학교를 졸업하고 다른친구들과 같이 공직으로 나가지를 않고 곧바로 운수업(그 아버님의 영향이 있었던듯)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요즘 아주 힘들다고 한다. 경제가 좀 좋아져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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