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8 아버님 별세.
아침 5시경 아버님 간병을 하고있던 동생준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님이 위독하시다고 빨리 오라고 한다.
서둘러 도착하니 주무신다. 조금 안심이 된다.
몇일전 밤새 같은방 사람들 잠 한숨도 자지 못하게 난리를 치고 난 이후 마약주사를 좀 쎄게 맞으셨는지 그후로는 거의 잠만 주무시고 계
신다. 너무 오래 주무시기만 하니 걱정도 되기는 한다. 멀쩡한 사람도 잠을 많이 자고나면 기운이 착 가라앉아 맥을 못쓰지 않나?
얼마간 아버님을 지켜보다가 지곡 동생이 준수와 함께 간병하고 있을테니 집에 들어가 쉬었다가 내일 아침에 간병 교대를 하자고 해서 집에
되돌아와 쉬다가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저녁나절 병원으로 갔다.
아직도 눈을 감고 계시는 아버님께 준수동생이 스푼으로 물을 한방울씩 입에 떠넣어주는데 겨우 아주 힘겹게 두세모금 넘기신다.
상태가 전같지 않고 무척 안좋다.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잠시 바깥에 나가있다가 병실로 돌아오니 아버님이 흐릿한 눈을 뜨시고 바라보신다.
아버님이 일어나셨나보다 했다. 주위 식구들을 둘러보시다가 또렷이 큰눈으로 잠깐 무엇인가를 응시하시는것 같았는데 이내 흐릿해지신다.
무슨 말씀인가 하시려는듯 얼굴이시지만 끝내 못하신다.
산소량 검침기 수치가 일정 기준이하로 불규칙하게 오르내리고 있어 무엇인가 불길한데 아니나 다를까 호흡이 곤란해지신다.
잠시 멎었다 어렵게 연결이 되었다를 두어번 반복이 되는가 싶은데 고개를 보일듯말듯 두번정도 가로저으신다. 포기를 하시는것 같다.
간호사가 아버님을 다른 빈방으로 옮기자 하여 정신없이 옮기고는 산소량 검침기.산소발생기등 의료기기 전원을 연결하는 와중에
커억커어어억 소리와 함께 숨이 멎으셨다.
20시 1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가족들이 아버님을 뵐수 있게 간호사가 배려를 해주어 봉화에 있는 동생들이 도착되는 너댓시간을 아버님과 자리를 함께 한다.
잠을 주무시고 계신것만 같은것이 이내 일어나실것만 같다.
6.7 주무시는 모습.
4일날밤 밤새 난리를 치셨다고 한다. 얼마나 고통이 심하면 그러셨을까? 저렇게 주무시면서도 통증이 있을때면 통증부위
에 손을 가져가려고 본능적인 움직임을 하고는 하지만 약기운때문인지 그움직임도 잠깐이다.
6.8 21:20' 동생들을 기다리고 계시는 영면에 드신 아버님모습.
얼마나 많이 힘드셨어요 아버님! 이제는 모든 고통과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시어 부디 극락왕생하세요.
전화 드릴때마다 괜찮다.괜찮다 하시어 정말 괜찮은줄로만 알았던 못난 아들 생전에 고통 덜어드리지 못한것이 한이 됩니다. 용서하세요.
간단간단 달력일기를 쓰셨던 아버님께 자식들 이름을 써보시라고 해서 쓰신 자식들 이름. 입원하셔서 사나흘쯤의 글씨다.
주무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간이 일어나셨을때 써보시게 했더니 끝까지 못쓰셨다. 아버님 함자 김현규 당신 이름도 손에 힘이 없어
쓰지를 못하신다. 가슴이 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