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2
"분위기상 좋은 점수 기대 안했다"
설마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울지 않았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144.19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74.92점(TES 39.03점+PCS 35.89점)을 합쳐 총점 219.11점을 기록했다. 1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 5.48점 뒤진 은메달이었다. 올림픽 2연패의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지만 금빛보다 더 값진 은빛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현지시각으로 밤을 보냈다. 김연아는 이날 오후 소치에 마련된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녀는 "일단 끝이 나서 너무나 홀가분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실수없이 성공적으로 마쳐 홀가분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마지막 연기가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제 경기 끝나고 인터뷰도 있고 도핑도 있고 해서 늦게 갔다. 잠을 못잖다. 아직 완전히 다 끝났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은 지웠다. 결국 홈텃세, 러시아 심판의 판정이 소트니코바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연아는 "전에도 편파 판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그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내더라"며 희미하게 웃은 후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 주목받는 많은 대회여서 더 그런 것 같다. 난 그것에 대한 아무 미련도 없다. 끝났다는 것에 만족한다. 잘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점수가 안나올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좋은 점수는 기대 안했다. 분위기상 느꼈다. 기대를 너무 많이하면 실망도 크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점수가 예상한 만큼 안나오는 대회도 있었다. 경기 전에 많은 상상을 한다. 순위가 2등으로 떨어졌을 때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로지 금메달 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무덤덤했다"고 덧붙였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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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소치(러시아), 박준형 기자 / 서정환 기자] 김연아(24, 올댓스포츠)의 은메달 획득이 전세계적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올림픽 정신을 위배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미국 언론 'NBC투데이'는 "겨우 은메달? 왜 2위가 동메달보다 더 나쁜가?"라는 기사에서 김연아 사건을 조명했다. 이 매체는 "메달 시상대는 일생의 꿈을 보상받는 자리다. 하지만 은메달을 딴 김연아가 흘린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다"면서 심판판정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압도적으로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선수가 은메달을 따게 되면, 기쁨보다는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비단 김연아 뿐만이 아니다. 소치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결과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행복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노렸지만, 동메달리스트는 아무런 메달도 기대하지 않았던 상태라는 것.
국민들 앞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실수 없이 연기한 것에 만족한다"며 의연함을 보였던 김연아는 결국 무대 뒤에서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도 똑같은 사람이다. 공정치 못한 채점으로 금메달을 놓치게 된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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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밝고 당당한 미소로 오히려 국민들을 걱정했던 '피겨여왕' 김연아(24)가 무대 뒤에서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김연아 눈물이 네티즌을 울렸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를 넘지 못했다.
홈 텃세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클린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의 모습은 여왕다운 당당함이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와 플라워 세리머니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소트니코바에게도 미소와 함께 축하의 말을 건넸다.
김연아 눈물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김연아 눈물, 나도 같이 슬프다", "김연아 눈물,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듯", "김연아 눈물, 내가 대신 울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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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무대가 금메달보다 더한 감동으로 네티즌의 감성을 울렸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를 넘지 못했다.
홈 텃세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클린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경기 후 포털사이트는 '연아야 고마워'라는 검색어가 점령했다. 김연아의 연기 앞에서 메달 색깔은 관계 없었던 네티즌들이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는 것.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실패 속에 팬들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공식 항의 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네티즌들은 "ISU에 공식 항의해야 한다", "ISU, 정신차려라", "ISU, 이미 한 차례 바꾸지 않았나"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네티즌들은 "연아야 고마워, 김연아 때문에 피겨스케이팅을 알았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 "연아야 고마워, 마지막까지 멋진 무대 보여줘서 고마워", "결과 보고 내가 더 속상했다, 연아야 정말 고마워" 등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OSEN
<사진>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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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심판들의 채점에 외부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을까. 러시아 선수들의 후한 점수와 김연아(24, 올댓스포츠)의 박한 점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가 끝내 좌절됐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였다. 김연아의 연기는 완벽했다. 모든 기술을 정확하게 구사했을 뿐 아니라 연기의 깊이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점수는 점프에서 실수를 했던 소트니코바(프리 149.95점)가 월등하게 높았다. 김연아에게 준 144.19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김연아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심판들의 일그러진 공정성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은 아사다 마오(24, 일본)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을 완벽히 소화하며 142.71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소트니코바의 149.95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점수였다. 반면 빙판에 크게 넘어진 리프니츠카야는 135.34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를 두고 심판진이 주최국 러시아 선수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텃세가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와 맞물려 아시아 및 미국 등 다른 대륙의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점수를 받았다. 피겨스케이팅은 전통적으로 유럽의 스포츠다. 심판진이 아시아 선수의 올림픽 2연패를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란 뿌리 깊은 불신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김연아에 대한 채점은 상식이하였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의 무대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최고점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그 권위를 잃기 마련이다. 김연아는 마치 각본이 미리 짜진 무대에서 연기를 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jasonseo34@osen.co.kr
<사진>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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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좌절을 모두 믿지 못하고 있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29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4.92점을 더한 219.11점을 받아 올림픽 2연패 달성이 좌절됐다. 1위는 224.59점을 기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였다.
이날 김연아는 자신의 올림픽 시즌 프리스케이팅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24명의 선수 중 마지막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평소처럼 완벽하게 성공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소화하며 기분 좋게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도 완벽하게 뛰어낸 김연아는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까지 실수 없이 마무리하며 시즌 첫 프리스케이팅 클린에 성공했다. 결과는 프리스케이팅 점, 총점 219.11점이라는 고득점. 그러나 러시아의 홈 텃세는 강했고, 김연아의 2연패는 좌절됐다.
경기 후 우리나라 네티즌들을 물론 해외 네티즌들도 분노의 '트윗'을 남기고 있다. 특히 아사다 마오가 클린 연기를 했음에도 총 198.22점에 그친 일본 네티즌들은 "러시아의 음모다", "러시아 금메달이라니 정말 의외다", "믿을 수 없는 결과다"라며 홈 텃세에 분노를 표했다.
미국 매체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NBC방송의 2014 소치동계올림픽 공식 트위터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끝난 후 결과를 전하며 "김연아 은메달, 소트니코바 금메달... 결과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OSEN
<사진>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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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24, 올댓스포츠)의 절친으로 알려진 조니 위어(30, 미국)가 김연아의 은메달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를 넘지 못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방송 NBCSN의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위어는 김연아의 점수결과가 발표됐을 때 방송에서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위어는 “시상식 결과에 100% 동의한다”는 발언을 했다.
위어가 소트니코바에게 ‘점수 퍼주기’ 논란이 있었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위어는 소트니코바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4점을 받자 “놀라운 숫자다. 러시아 선수가 러시아 관중들 앞에서 연기한 것이 절대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소트니코바는 잘 탔다. 하지만 카롤리나 코스트너보다 8점이나 앞서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채점에 다소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결과가 뒤집힐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
한편 위어와 함께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전 금메달리스트 타라 리핀스키(32, 미국)는 “소트니코바는 우승할 자격이 있다. 가장 열정적으로 스케이팅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USA투데이는 “김연아가 연기할 때 관중들은 마치 실수를 기다리듯 조용했다. 러시아 관중들이 자국선수에게 열광한 것을 두고 소트니코바가 가장 열정적으로 스케이팅했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논란거리가 있지만 금메달 강탈은 아니었다. 소트니코바가 점프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러시아 사람들은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못 땄다면 강도를 당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도 똑같다. 항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이라며 관조적인 자세를 취했다.
jasonseo34@osen.co.kr
<사진>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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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ABC 해설자, 소트니코바 스핀 고발 "
미국 뉴스전문 방송 ABC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논란의 금메달을 획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스핀을 고발했다.
22일(한국시각) ABC뉴스 경기 해설자이자 USA투데이의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틴 브래난은 피겨 경기 결과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피겨실력 부족이 드러난 소트니코바의 스핀을 지적했다. 경기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분석한 결과, 소트니코바는 오른손으로 피겨날을 잡고 돌다 왼손으로 바꿔잡은 뒤 다시 양손으로 스핀동작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피겨실력이 부족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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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경기를 마친 아사다 마오의 눈물은 오열에 가까웠다. 지난 20일(아래 한국시간) 쇼트 경기에서 16위에 그친 아사다 마오는 음악이 그치기가 무섭게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프리스케이팅 합계 전체 6위. 21일 김연아 선수와 마찬가지로 현역 은퇴 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이가 흘리는 눈물은 국적을 불문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제 진심을 온전히 알아봐 주는 이를 마주했을 때 어쩔 수 없이 흐르는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온국민이 공감하게 됐다. 그러나 김연아에게 놀란 순간은 그 다음이었다.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마오 선수보다 더 분개해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지 않을 장면에서도 24살 김연아 선수는 의연했다.
오히려 "수많은 선택을 했고, 소치에 오기까지 결정이 너무나 힘들었는데, 어떻게든 선택했던 일이 잘 끝나서 기분이 좋습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더 분개하고 있을 팬들을 헤아리는 강한 '멘탈'을 보여줬다. 경기를 지켜 본 팬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는 이랬다. 짧은 순간,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12살 때부터 자신과 함께 성장한 팬들의 마음까지도 구체적인 표현 없이 헤아린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제가 너무 어렸을 때부터 언론에 나왔고, 지금 나이를 먹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요. 그때부터 지켜봐 온 분들은 그만큼 세월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져 주시는 것 같아요. 우여곡절도 많았으니 그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러시아 향한 분노로 대동단결된 소치 동계올림픽
그 '비슷한 감정'의 요체는 '불공정'에 대한 분노였으리라. 이 분노는 경기 직후 김연아나 김연아 팬에게서 그치지 않았다. 급격히 전세계로 퍼져나가 폐막식이 거행되는 23일까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21일 새벽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김연아의 2위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들썩였다. SNS가 요동쳤고, (러시아와 관계가 좋을리 없는) 미국을 위시한 외신들도 앞장섰다.
가장 발 빨랐던 건 역시나 트위터였다. 공식 트위터 계정은 'YUNA KIM'의 연관 검색어로 'nbc olympics(NBC 올림픽), adelina sotnikova(아델리나 소트니코바), yuna kim robbed(메달을 빼앗긴 김연아), yuna kim overrated(과대평가된 김연아), rigged(조작)' 등을 올려놓으며 전 세계 여론을 반영했다.
외신 중 가장 센 표현은 역시나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미국 NBC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 은메달, 소트니코바 금메달, 결과에 동의하는가?"란 게시물로 의문을 표했다. ESPN은 아예 "Home Cooking(홈 쿠킹)"이란 비아냥에 이어 "Home Ice Advantage(홈 아이스 어드밴티지)"란 표현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국내 매체들의 '분노'에 가까운 반응들은 예상가능한 결과였다. 대신 네티즌들이 이미 준비하고 있던 '연아야 고마워', '고마워 연아야'란 검색어가 새벽부터 온종일 순위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이게 다 경기 직후인 21일 새벽과 아침 사이에 시작된 후폭풍이었다.
급기야 한 캐나다인이 국제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 올린 '소치올림픽 여자 피겨스테이팅 재심 요구' 청원은 23일 오전까지 193만 명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선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제빙상연맹(ISU)에 정식 항의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갔다. 일부 팬들은 김연아 선수에게 '국민 메달'을 수여하겠다며 모금운동에 들어갔고, 21일부터 단 이틀간 4만 3천여 명이 참여, 금메달 값으로 1500만 원을 모금했다.
한국인들의 대리전... 연아를 위해?
분노가 '악의'가 되는 것은 순간이다. 러시아와 푸틴, 소트니코바 선수에 대한 악의 넘치는 글들이 기록돼 광활한 넷 공간을 떠도는 것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심지어 평창에서 되갚아주겠단 장삼이사들의 혈기도 이해가 된다. 판정 논란으로 인해 심심치 않게 들렸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를 폐지하자'는 다소 과격한 목소리까지 다시금 일고 있다. 이 모든 악의엔 ISU가 요지부동인 것도 한몫을 했으리라(23일 오전에는 러시아 피겨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 ISU가 한국의 항의를 기각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18년간 스케이트를 타면서 피겨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작성한 이 피겨약소국의 유일무이한 존재를 위한 대리전. 이미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오노 사건'으로 금메달을 박탈 당하는 것을 지켜봤던 한국 국민들에게 이제 전세계로 열린 인터넷망과 SNS는 좋은 무기가 되어주고 있다. 러시아와 여전히 불편한 미국을 위시한 전 세계 여론 역시 지원군이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이미 승리한 것과 마찬가지다. 은퇴를 예고한 '여왕 이후'를 근심하는 국제 빙상계의 '스타탄생'에 대한 목마름과 편파 판정 시비가 일 수밖에 없는 개최국 러시아의 심판진 구성, 국제무대에서 별다른 지분을 갖지 못한 국내 빙상계의 무기력함을 포함한 이 모든 알력과 부조리와 불공정함을 스스로 맞서 이겨낸 것이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경기를 본 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할 최상의 은퇴 경기를 연기해냄으로써 말이다.
그렇게 김연아 개인은 자신에게 지워진 무겁고도 막중한 짐을 비로소 내려놓게 됐다. 대한민국이 바로 김연아, 라던 국가주의의 무게도, 금메달을 당연시했던 시선에서도 가벼워졌다. 아직도 대리전을 자처하는 이들을 뒤로 한 채로. 그래서 김연아가 갈라쇼에서 들려준 노래 '이매진'은 한층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김연아가 이겼고, 러시아가 졌다
"언젠간 당신도 하나 되는 세상에서 함께 하길 꿈꿔요."
"내 것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탐욕도 궁핍도 없고 인류애가 넘치는 세상을 나누어요."
이렇게 이 '이매진'의 가사는 작게는 경기 결과를 두고 자기들만의 전쟁을 벌일 팬들과 국민들에게, 크게는 올림픽 전부터 인권 문제로 비난을 받아 왔던 러시아와 그들의 이해가 개입된 우크라이나 시위 유혈 사태에 전하는 은유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존 레논이 원곡을 부르던 그때, 강력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로 기능했음을 상기한다면 더더욱.
반면, 소탐대실의 탐욕으로 스캔들마저 일으킨 러시아는 동성애자 인권탄압 등과 함께 저개발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국가주의 1등 이미지를 더욱 더 공고히 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거세도 할 수 없다. 오히려 스타로 키우려던 소트니코바 선수의 앞날에 부담과 비난이란 먹구름을 드리게 된 꼴이 됐다. 결국 김연아가 이겼고, 러시아가 졌다.
금메달은 잃었지만, 그렇게 오히려 얻은 게 더 많아 보이는 김연아는 '전설'이 됐다.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종목 자체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잘 알려진 대로, 미비한 협회 지원과 그에 반하는 압도적인 국민적 관심, 고된 훈련과 10대를 지나 20대를 맞은 육체적 피로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선수는 오롯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결과보다 오로지 "준비했던 경기를 실수 없이 완수한 것"에 더 만족하는 김연아.
그렇게 김연아는 '김연아는 대한민국이 아니다'를 온 몸으로 입증시켰다. 마지막까지도 '이매진'을 선택한 김연아의 눈물은 그래서 더 값지고 의미로 충만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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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판정 논란에 ISU 친콴타 회장 한다는 말 '경악'
김연아 판정
김연아 판정을 둘러싼 ISU(국제빙상연맹)의 대답은 "엄격하고 공정했다"였다.
김연아의 은메달 수상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한국 빙상경기앤맹에 친콴타 국제빙상연맹(ISU) 회장은 이같은 답변을 전해왔다.
친콴타 회장은 심판들의 국적이 소트니코바에게 이롭게 구성됐으며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당시 판정을 조작하려다 자격 정지를 받은 심판이 포함돼 '심판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서 "심판진은 13명 중 무작위로 결정됐다"면서 "기술점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고점과 최저점을 배제한 나머지 평균으로 산정된다"고 밝히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피겨스케이팅 경기의 모든 판정은 엄격하고 공정했다"며 "김연아를 깎아 내리고 러시아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을 하려는 모습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보다 낮은 점프와 착지 불안 등의 모습을 보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가 합계 224.59점을 얻어 219.11점에 그친 김연아(24)를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자 편파판정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소식에 네티즌들은 "김연아 판정, 전세계가 본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건데?" "김연아 판정, 납득할 만한 답이 고작 저건가?" "김연아 판정, 좀 더 구체적으로 대답해야 옳지 않나"등의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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