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6

 

내가 미국에 부러운 것 하나는 영웅을 만들어내는 재주다. 어떤 재난이나, 전쟁에서도 그들은 꼭 영웅을 만들어낸다. 일병 하나를 갖고도 만들어내고 911테러의 현장에서도 만들어낸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가도 영웅은 나오고 하리케인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도 영웅은 있다.

 

 

그런데 팽목항 앞바다에는 영웅이 없다. 수백명의 생명이 희생된 그 자리에 수백 명의 해경이 있었는데 그 중에 단 한명의 영웅도 없다. 과연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정말 없다면 만들어라도 내야 하는데, 우리는 있는 영웅도 밟아서 물 속에 처넣고 만다. 이런 재난에 영웅이 없을 수 없다. 한두명은 멘탈리티가 넘쳐나는 히어로가 있게 마련이다. 그날의 진도 앞바다에도 4백년 전 울돌목의 이순신수군처럼 영웅들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 중 누구도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서 이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도 무능하고 태만해서 수백명의 학생들을 죽인 살인자로 단정하고 나서 버렸으니 어느 누가 영웅 소리를 감히 할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앞으로 이 불쌍한 냄비국민들이 냉정함을 되찾고 이번 사건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되돌아보게 되면 그날의 영웅들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너무나 늦었고, 너무나 애닯은 일이지만 버스는 지나갔고, 종은 쳤고, 박근혜정권은 물건너 간 다음이다.

 

 

이런 사고를 당했을 때 박대통령의 측근들이 했어야 할 일은 영웅을 찾는 일이다. 박정권을 지지하는 우파언론이 할 일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만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암울한 애도 속에서 민족의 저력을 확인하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 한심한 인간들은 있는 영웅도 국민들한테 보여주지 않는다.

 

 

살려낼 수 있었던 사람들을 무능한 정부가 죽였다고 좌빨 언론들과 비열하기 짝이 없는 좌빨야당들이 추악한 이빨을 드러내고 짖어대는데 사실도 아닌 것을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고 죄없는 해경을 제물로 삼아 해체를 선언해 버렸으니, 이미 상황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정권은 이걸로 물건너 간 것이다. 앞으로는 뭐 기대할 것이 없다. 대통령의 령이 공직사회에 서지 않을 것이고, 야당의 공격에 사정없이 물어뜯겨 만신창이가 되다가 물러나는 결말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이렇게 우매할 수가...

 

 

드레스덴까지 가서 그따위 맥빠진 통일론이나 발표하게 만들고, 없는 사실까지 시인하면서 눈물이나 짜게 만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전부 할복을 해도 모자르는 넘들이다. 어떤 경우에도 리더는 울어서는 안되는 거다. 돌아서서 혼자 지방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대중 앞에서 울면 안된다. 동정표? 동정표는 저승으로 가는 원웨이 티켓의 이름이다. 그 표를 끊었다가 죽지 않은 정치인은 없다. 눈물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흘리는 자기연민의 표상이다.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고, 해내야 하는 책임을 가진 리더는 그래서 울지 않는다. 여자는 분노하지 못하므로 운다. 남자는 분노할 수 있기 때문에 울지 않는다. 대통령이 울면 나라는 끝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기댈 데가 없다. 국민들을 붙잡고 울어주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울어야 한다? 이런 조언을 하는 얼간이들을 주위에서 몰아내야 한다. 리더는 의연해야 한다. 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거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구름~~

'구름타운 > 정치.사회.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대통령의 패착  (0) 2014.05.26
해경 없앨수 있을까?  (0) 2014.05.21
포세이돈 아드벤처   (0) 2014.05.21
세월호 보험  (0) 2014.05.21
불량 식품과 불량 정치인  (0) 2014.05.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