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주골 산장

 

 

  지난주 휴가때 우연하게 땅바람이 불어 돈을 한보따리 챙겨 땅사러 나섰다.  있는재산을 다털어 야만 하는

덩어리의 땅을 사려고 땅소갯군을 만나러 가는길에 삼십오년 단골의 송계계곡 덕주골 산장에를 들렀다.

 

  지금까지 재테크 개념이 전무했던 해풍인데 땅소갯군 말만 믿고 덥썩 일을 저지르는것같기도 하고 해서 자

문을 좀 받으려는 의도도 있다.

 

  덕주골 산장의 사장님은 해풍의 고종형님이시기도 하다. 말이 삼십오년 단골이지만 사실은 공짜 단골인셈이

다. 그래도 만나면 항상 반겨주시는 형님이다. 가격을 알아보니 적당하긴 한데 덩어리가 크니까 심중히 생각해

서 결정을 하란 말씀이시다.

 

  지난번 온종일 늦도록 대여섯군데를 같이 둘러보신 두원친할아버님도 해풍하는행동이 영 불안하셨던지 동창

회 모임이 있지만 시간을 내서 부동산 소개업을 하는 친구분을 대동하고 오신다고 하여 오후 세시로 약속을 한

터라 얼마간의 여유가 있다. 

 

 


송계계곡

넓은 암반위로 흐르는 물이 맑기만 하다.

 


덕주산성 남문

  홍례문 위의 누각은 근래에 복원되어진것인데 어딘가 영 어색하기만 하다. 홍례문과 성벽 일부만이적당히 허물

어져있는 상태였었는데 그냥 내버려둠만 못하다.


 

 


망폭대.

  송계 8경중 하나로 제2의 금강산이라 칭하는 기암과 고무서리 계곡을 굽이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진 절벽으로

신라시대에 축조한 덕주산성의 안쪽 맥이 이어져 있어 더욱 특이한  느낌을 준다. 절벽위에 있는 노송은 속리산

에 있는 정이품송을 닮았다 하여정삼품송이라 한다.

 


 


녀석이 머리가 끼어서 빼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는중이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구조요청을 하는데...아주 개구장이다.

 


 


 


 


물살

 


 




덕주골산장 전경이다.

  파라솔 옆골목이 덕주사경유 월악산 등산로 입구이다. 덕주골 산장은 민박은 물론 일반 대중 음식점으로 크게

부담없이 식사를 할수 있는곳이다. 특히 월악산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는 고본으로 담근 고본주가 특산품인데

산행후 한잔하는것도 별미이고 색다른 추억거리가 될듯싶다.

 

  맛은 한약냄새가 나는데 씁쓰리한 소주맛이 전혀 없고 먹은후에도 입에서 술냄새가 안난다.그렇다고 음주측정

기에 수치가 안나온다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술냄새 안난다고 많이 자셨다가는 큰일 나는수가 있다.

 

  막걸리는 조껍데기술도 좋았었는데 다른 막걸리로 바꾸었다. 얼음장같은 시원한 막걸리 한잔도 산꾼들에게는

감칠맛이다. 막걸리 안주로는 누가 뭐래도 김치가 최곤데 그맛의 진미를 보려면 이곳 덕주골 산장에서 보는것이

좋다. 직접 농사를 지어서 그배추로 김치를 담근때문이다. 그리고 두부한모까지 더하면 요기까지 할수있는 장점

도 있다. 물론 두부도 직접 만든다. 콩농사는 직접 하지 않는것 같은데 좋은 콩 국산콩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재수가 좋으면 포항 동생이 차반으로 가끔 가져가는 문어나 생선회를 몇첨 같이 할수도 있다. 가족끼리식사중에

들르는 손님들중에는 그러한 행운(?)의 주인공들도 더러는 있다. 

 


  이곳 옹기장터는 땅살사람 땅팔사람 땅소갯꾼 두원친할아버님등등이 저녁식사를 하려고 들른곳이다. 공짜밥은

덕주골 산장에서 하고 돈드는밥은 엉뚱한곳에서 한다. 염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곳인데 양이 많아서 넷이면 삼인

분을 시켜야 된다. 그렇게 시키느라고 했는데도 종당에는 많이 남았다. 이곳에 모아둔 항아리들은 이식당 주인이

산것들이 아니고 이사를 가는집에서 주워다 모은것이라고 하는데 엄청나게도 모았다.

 




 

  지난주에 이어 재차 둘러보는 땅이지만 그렇게 마음이 내키지는 않는다. 땅을 볼줄 몰라서 그런가 했는데 두원

친할아버님께서도 너무 급히 서두는것이 아니냐고 조금 생각을 더한다음에 계약을 하던지 하자고 하신다. 그랫

더니 땅소갯꾼이 안할려면 말라는 공갈(다른사람에게 당장이라도 팔수있다는둥)을 한다. 그공갈에 넘어가서 계

약을 하려고 충주시내 모 중개업소에 들어섰데 땅 파는 사람이 등기부등본등 서류를 갖춰놓지를 못해서 월요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계약 일체를 두원 할아버지께 위임을 한다. 잘된일인것 같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송계계곡 물레방앗간으로 하루 묵으러 갔다. 송계물레방아는 이십년 단골이다. 해풍이하고

는 어떠한 관계냐? 아주 많이 좋아하는 관계이다. 이곳 역시 공짜식사를 하는곳중의 한곳이다.  

 

 

- 물레방아

 


 


 

  송계곡 물레방앗간에서 날밤을 새운다.

 

  새벽 네시가 넘도록 사랑하는이들과 술로 사랑탑 쌓다가...

  늦은아침에 일어나니 비몽사몽이다.

 

  방앗간 조금 아래에는 와룡대가 있고...조금위에는 선녀탕이 있는데 물이 얼마나 맑은지 누가 보거나 말거

나 들어가고싶다.

 

  술도 깰겸 계곡을 어슬렁 거리는데 산에 온다고 온사람들이 일부는 산행을 하지만 아예 계곡에 자리를 펴는

이들도 적지않다. 앉자마자 술잔이 도는데...

 

  해풍이만 좋아하는줄 알았더니...

 

  이곳 물레방아 휴게소는 북바위산 등산로 초입 들머리이다. 잠깐 있는동안에도 대형버스가 대여섯대가 북

바위산 등산객들을 내려놓았다.

 

  따라올라가고 싶지만...

  그렇게 할수가 없다.

 

  술이 깨는대로 포항 집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선녀탕인데 바위그림만 맹글어놨다.(물레방앗간 이천우 사장 作)

  밧데리가 없어서 더이상의 그림은 만들수가 없다. 선녀탕 그림을 만들러 다시한번 가야된다.

  선녀탕에 선녀는 없고 나뭇꾼만 서성인다.

 


  해풍이 서있는 그림의 바위에 쓰여진 글인데 맨윗글자가 "쌍"자 같기도 하고 "경"자같기도 하고... 

 


  물레가 지금도 도는데...

 


  방아는 없다.

  물레가 본래의 몫인 방아찢는일은 않고 볼거리(관광)만으로 대신한다. 

 


물레방앗간의 이천우 사장.

 

  시원시원하니 머슴아같은 머슴아다. 지지난해에 들렀을때는 송이를 한접시 내와서 술을 먹기 시작을 하는데 회

사에 전화한통화 해놓고는 몇날 몇일 술하고 송이만 먹고 살았다.송이가 좋다고 하여 송이하고만 술먹다가 그송

이술에 한열흘은 비실비실 했던적도 있다. 여간 비쌀때가 아니었는데 좋아하니까 마냥 퍼다주는 그런 사내다, 이

천우라는 사람이...

 

  하루는 이이사장을 따라 송이채취를 직접 나섰는데 눈만 뜨면 송이하고 술이니까 이미 한잔 된상태인데 그러니

까 또 따라나서기도 했지만 운동화 비스므리한 항공모함같은거 하나 얻어신고는 양복바지차림에 길도아닌곳으로

험한산을 오르는데 식은땀이 다난다. 얼마간 올랐을까 나무막대로 이것이 송이다라고 일러주는데 그래도 잘모르

겠다. 막대로 솔잎을 헤쳐놓으니까 그때서야 송이가 보인다. 뒤에서 송이 몇개를 들고 따라가다가 마사토에 운동

화가 주르륵 미끌어지는데 반사적으로 나뭇가지를 겨우잡았다. 얼결에 일어난 상황이었는데 아래를 보니까 까마

득한 낭떠러지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 평소 산에를 다니는(운동신경) 덕좀 본것 같다. 

 

  물레방아에 내려와서 보니까 가랭이부분에 칠팔센티정도 찢겨져있다. 아래부분이니까 일부러 보려고 안하면 잘

눈에는 안띄이지만 이천우사장 부인인 허임순에게 부탁하여 실로 대충 꿰메고는 포항에 내려가서 짜집기라도 해

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도 동생이가 해준 그대로이다.

 

  너무많이 찢어져서 짜집기가 불가하다는것이다. 똑같은 바지로 다시 사야하는수밖에 없다.

 

  사내같은 사내 이천우사장 이야기가 약간 빗나갔다.

 

  좌우당간에 이곳만 들리면 술이 술을 먹는다.

 


식구 소개.

  왼쪽은 이천우사장 부인이자 해풍이 고종동생 허임순. 그옆이 허임순이 남편이자 해풍이 매제 이천우사장. 머얼

리가 두원. 빨간티가 두원할매. 허임순이 맞은편은 두원할매의 올케 연숙.

 


  물레방아휴게소에서 올려다보이는 월악산 영봉.중봉.하봉.

 



 

 

 

 

- 고말귀

 

  고말귀는 고모님이 계시는 고향마을이다.

  송계 물레방앗간에서 날밤을 새고 귀가도중 잠깐 들렀다.

 

  아주 가끔씩 들르는데...

 

  날이 얼마나 더운지 면소재지의 양조장에도 들리지 않고 빈손으로 온것이 영 맘에 걸린다.

  연로하신 고모님은 막걸리를 주식으로 끼니를 이으시는데 멋도 모르고 막걸리를 많이 좋아하셔서 그

런가보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다. 밥을 해잡수시기가 힘들고 번거로우시니까 굶고 계시다가 배가 고프면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그러시는 줄도 모르고... 

 

  가끔은 고향 다니러 가는길에 고모님 몫으로 반찬거리등을 마련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기도 했었는

데 그역시 별소용이 없었다는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치아가 거의 없으시기 때문에 음식물을 씹으실수가 없으시다는걸 왜 생각을 못했었는지...

  물렁한 먹거리로 잘만 챙겨드린다면 훨씬 건강하실 고모님인데...

 

  어렵게 발걸음을 한것까지는 좋은데 아무리 그러면 무엇하나? 잡수실만한것 챙겨드리지도 않하고 소리

만 버럭버럭(귀가 어두우시다) 지르다가는 그만 일어서는게 고작인데...

 

  고모님은 만나자마자 조금 앉았다 일어설 못난 조카놈에게 무엇하나라도 들려보낼것 없나 해서  없는살

림을 이것저것 들추고 계시더니 감자 한봉지와 콩한봉지를 내어놓으신다.

 

  여늬때와 다름없이 답배값 몇푼 손에 쥐어드리고 일어서는데 따라 일어나신다. 날도 덥고 거동도 불편하

신데 그냥 계시라고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차시동을 하는데 어느새 뒤따라 나오셔서 눈물을 글썽이신다.

 

  시간이라도 좀더 같이 하고 집안정리. 주방정리. 먹거리 마련이라도 해드리고 일어섰어야 하는데 생각과

행동이 왜 이렇게 늘 겉노는지...

 

차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고계실 고모님을 뒤로하고 기약없는 이별을 한다.

 

고모님 건강하세요. 또올께요.

 

돌아가시기전까지 이렇한 후회(생각같이 못해드리는)되는 만남이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고모님.

  자녀들이 멀지않은곳에서 다들 살만하게들 사는데 궂이 고향을 고집하신다. 이곳집이 편하시단다. 맞는것도

같고 아닌것 같기도 한데 고모님이 편하시다니까 편하신줄로만 안다.

  지난해에만 해도 친구분들과 같이 계시곤 했었는데 한분두분 먼저 떠나시고 이제는 같이 놀만한 친구분들도

없으시다고 한다. 언제 또 들리게 될지 그때도 이렇게 뵐수있었으면 좋겠다.

  가끔 전화를 드려도 누구여...누구여...수화기만 들었다가는  그저 내려놓으신다. 귀가 어두운 때문이다.

 


 

  그림에는 없지만 마루 한켠에는 요강이 있다. 뒷간이 멀리 대문 밖에 있기때문에 노인네가 불편하니까 요강을

사용하시는것 같다.그런데 두원녀석 요강 본적이 전혀 없는데... 그위에 올라앉는다. 쉬쉬쉬 하며... 이녀석 오줌

을 누려나? 바지를 내리고 고추를 아래로 향하게 하느라고 해서 앉힌것 같은데 잘못하여 밖으로 찔끔 흘렀다. 아

직 볼일을 다보지 않은듯 자꾸만 되올라 앉는다. 그러더니 새끼손가락 한마디만한것을 똑 떨어뜨린다. 그리고는

일어나는데 알수가 없다 어떻게 요강의 용도를 알았는지를...이해가 더안되는것은 볼일을 요강이 있어서 봐본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기때문이다.

 

  지난달 조계산 산행때 선암사 해우소에서의 억지볼일 생각에 웃음이 난다.

 

  녀석 할배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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