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오행의 삼성(三性)과 삼화(三化)

오늘은 오행의 삼성과 삼화에 대하여 총정리를 해드리는 날입니다. 오행은 세 가지 성질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누어드린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오행의 기운은 본성(本性)과 극성(克性), 그리고 반극성(反克性)이란 세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삼성이 작용해서 오행의 기운은 서로 상생하거나 상극합니다. 그런데 상생과 상극 외에 한 가지 상호관계에 따른 변화가 더 있습니다. 이것을 복승(複勝)이라고 합니다. “복승”이란 글자 풀이를 해보면 “되돌아가서 이긴다”는 뜻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먼저 설명드린 상극의 이치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극은 하나의 기운이 다른 기운을 억눌러서 그것의 본성이 발휘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간단히 말하면 “제압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이긴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에를 들어 물은 불을 극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불은 물에 진다는 것입니다. 물을 만나면 불은 꺼지게 마련입니다. 꺼지지 않더라도 일단 물을 만나면 불길은 약해지고 맙니다. 그러면 불은 언제나 물에 당하기만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불도 물에 이기는 방법이 있고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의 권위적인 가정에서 남편은 불과 같았습니다. 이 남편을 낳은 사람은 시어머니입니다. 목생화(木生火). 그래서 시어머니는 나무가 됩니다. 늙은 고목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집의 주부인 며느리는 오행상 어떤 위치일까요? 집안의 중심으로서 토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목극토(木克土)의 상극관계가 돼서 늘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억압받는 관계가 됩니다.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고 살림에 지친 며느리는 누구에게서 위로를 받습니까? 네 바로 남편에게서 받는 사랑과 위안으로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게 됩니다. 화생토(火生土)의 상생관계가 부부입니다. 그런데 매일 시어머니한테 당하기만 하는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며느리한테도 시어머니에게 복수할 길은 있습니다. 바로 대를 이을 아들을 낳는 것입니다. 며느리가 토의 기운이기 때문에 며느리가 낳은 아들들은 토생금(土生金)의 이치에 의해서 금기가 됩니다. 일단 며느리가 손자를 낳으면 시어머니의 입장이 약화됩니다. 며느리의 발언권이 아들을 낳으면서 커지게 되는 것이지요. 며느리에게 있어서 자기가 낳은 아들들은 시어머니의 박해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아들을 낳은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함부로 하기 힘들어집니다. 여자의 말빨은 아들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단 아들을 생산하고 나면 며느리의 발언권이 세지고 위세도 당당해 집니다. 토는 자기 자신은 목에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나 토는 금을 낳아서 그 금으로 하여금 자기를 억압하는 목을 제압하게 됩니다. 며느리는 결코 시어머니한테 이길 수 없지만 자기가 낳은 아들들이 자기를 지켜주고 시어머니의 공격을 막아줍니다. 이 아들들 때문에 결국 시어머니는 며느리한테 지는 날이 옵니다. 왜냐하면 자기 제사를 지내줄 사람은 바로 며느리가 낳은 손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며느리와 손자가 한 편이 되면 시어머니가 믿을 사람이 누구이겠습니까? 자기가 낳은 아들뿐이지요. 어머니 편을 들어 시어머니한테 달려드는 못된 손자는 누가 야단을 칩니까? 바로 이 집의 가장인 시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화극금(火克金)의 관계에 놓이기 때문에 아들들은 아버지한테 꼼짝을 못 합니다. 결국 며느리가 낳은 손자라는 막강한 위협 세력에 대해서 시어머니는 자기가 낳은 아들의 힘을 빌어서 대항하게 됩니다. 이 시어머니에게는 또 하나의 우군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시어머니의 남편인 할아버지입니다. 아들이 화기로서 며느리인 토기를 생하는 것처럼, 할아버지는 수기로써 할머니라는 목기를 생하고 있습니다. 수생목(水生木). 그런데 아버지와 자식은 서로 극하는 관계여서 할아버지인 수기가 남편의 화기를 억누릅니다. 수극화(水克火) 그래서 아들이 자기한테 잘 못 하면 할머니는 할아버지한테 고자질을 하지요. 할아버지가 아들을 불러 야단을 치겠지요. 그런데 이 할아버지가 별로 힘을 못 쓰는 상대가 누구냐 하면 바로 며느립니다. 며느리는 토기로서 수기인 시아버지를 가볍게 다룹니다. 토극수(土克水).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은 이와 같은 오행의 질서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었습니다. 시부모님과 아들 내외, 그리고 손자라는 3대가 한 지붕 밑에 살 때에 시아버지는 수기이고, 시어머니는 목기, 남편은 화기, 며느리는 토기, 손자들은 금기라는 질서가 형성되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실제로는 음양의 조화가 가미되어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런 전통 가정의 오행질서의 상생과 상극관계를 한 번 더 살펴보겠습니다. 나누어드린 자료의 그림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시어머니는 목이고, 아들은 화로서 목생화가 됩니다. 아들은 화이고, 며느리는 토이기 때문에 역시 화생토의 관계로 남편이 아내를 보호하게 됩니다. 며느리는 토이고, 손자는 금이기 때문에 이것도 토생금으로서 어미와 자식의 관계입니다. 손자는 금이고 시아버지는 수로서 금생수의 관계가 됩니다. 남자는 늙게 되면 손자들에게서 기운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가족간에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상생의 질서였습니다.

그렇다면 가족간의 상극의 질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 시어머니는 목이고 며느리는 토여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극합니다(목극토). 토인 며느리는 수인 시아버지를 극하게 되고(토극수), 수기인 시아버지는 화인 아들을 극합니다(수극화). 아들은 금인 손자를 극하고(화극금), 손자들은 그 할머니인 시어머니를 극합니다(금극목).

여기서 극한다고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느 한 쪽이 다른 한쪽에 억압당하거나 입장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가족관계를 잘 살펴보면 자신을 극하는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목기인 시어머니의 구박에 며느리가 맞서려면 목을 극하는 기운인 금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금기는 바로 며느리가 낳는 손자들입니다. 그러니까 며느리는 자기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인 시어머니에게 자기가 낳은 자식들을 앞세워 저항할 수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며느리한테는 이겨도 손자한테는 못 이깁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손자한테 꼼짝도 못하고 늘 당하기만 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역시 시어머니도 자기가 낳은 아들에게 버르장머리 없는 손자들을 일러바칩니다. 그러면 아들이 손자들을 불러 야단을 치지요. 아버지가 아들들을 회초리로 때리면 누가 나와서 말립니까? 할아버지가 말립니다. 손자들은 금이요 할아버지는 수입니다. 손자들은 기운상으로는 할아버지의 어미와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로부터 도망을 가서 할아버지의 등 뒤에 숨습니다.

이와 같이 오행의 기운은 자기를 극하는 기운에 대해서 자기가 낳은 기운을 가지고 상대를 합니다. 이것을 복승(複勝)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원수에 대한 복수를 아들들에게 맡깁니다. 인생은 오묘한 것이어서 오늘 이겼다 해서 그것이 영원히 이긴 것은 못 됩니다. 내가 패배시킨 적은 반드시 나를 패배시킬 아들들을 낳습니다. 반대로 오늘 내가 졌더라도 내일은 내 아들들이 복수를 해줄 것입니다. 개인이던, 나라던 영원한 승리도 없고, 영원한 패배도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질서는 고정되는 법이 없으며, 상생과 상극, 그리고 복승의 삼화로써 늘 변화합니다. 오늘의 패자가 내일의 승자가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은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천지자연의 이치를 살필 줄 아는 사람이라야 승리에 교만하지 않으며, 패배에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음양오행을 배우고 역의 이치를 공부하는 까닭이 이런 것에 있다 하겠습니다.


오행의 본성과 극성과 반극성의 세 가지를 기운의 삼성(三性)이라고 하고, 이것들이 빚어내는 상생과 상극과 복승을 기운의 삼화(三化)라고 합니다. 천지자연의 질서는 이 삼성과 삼화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살펴본 것처럼 하나의 보편적인 질서가 가정에도 있었고, 나라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런 가족 내부의 질서와 음양의 조화가 다 무너져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질서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전통적인 질서는 이미 무너진 반면 새로운 질서는 세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당혹스러워 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서 갈피를 못 잡는 것입니다.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부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매일같이 실수만발이고, 그런 자식들의 언행에 부모들은 적응을 못하고 충격을 받습니다. 우리는 조화가 깨지고 질서가 무너진 세상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제 오행의 세 가지 성질과 세 가지 응화(應化)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을 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오행에 대해서 말씀드릴 것이 남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오행의 작용입니다.

오행의 삼성이란 각기 고유한 자신의 성질입니다. 본성이나, 극성이나, 반극성은 모두 오행의 자기성질인 것입니다. 상생과 상극은 자신과 상대를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생이라는 것은 자기의 본성으로서 상대방의 본성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두 기운이 서로 상생의 과정을 겪는다 해서 기운이 변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목생화의 경우를 보면, 나무의 본성인 흔들리는 성질이 불의 본성인 미치는 성질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가 불을 일으켰다고 해서 나무나 불의 성질이 변한 것은 없습니다. 서로 영향을 미치지만 나무는 나무의 성질 그대로이고, 불은 불의 성질 그대롭니다. 상생의 결과 나무나 불이 변하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상생이라는 것은 원래 가지고 있던 성질을 일으키는 것이지, 원래는 없던 본성을 있게 만들거나, 본성을 원래와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극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금극목을 예로서 생각해보면, 금기의 반극성인 단단함이 나무의 극성인 꺾어짐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기의 반극성인 단단함이나 목기의 극성인 꺾이는 성질은 본시부터 쇠와 나무가 가지고 있던 성질입니다. 서로 상극의 변화를 겪었다 하여 이런 성질들이 가감되거나 변하거나 교체되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상생과 상극은 모두 각 기운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들이 발현되거나 잠복되는 현상일 뿐 오행의 성질이 그것으로 인해서 바뀌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오행의 상생상극은 반드시 순서를 따라서 일어납니다. 상생의 순서는 목화토금수입니다. 상극은 금목토수화가 됩니다.

그런데 오행은 자연 속에서 반드시 이런 순서를 쫓아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상생과 상극으로 짝지어진 두 개 사이에서만 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불을 보면, 불은 나무를 만나면 태우고, 쇠를 만나면 녹이고, 물을 만나면 끓게 하고, 흙을 만나면 단단하게 만듭니다. 반면에 물은 불을 만나면 꺼트리고, 흙을 만나면 질게 하고, 나무는 자라게 합니다. 쇠를 만나면 녹이 쓸게 만듭니다. 상생과 상극의 관계에 놓여있는 양자만이 아니라 오행은 나머지 네 가지 대상에 대하여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상대를 변하게 만듭니다. 물론 자신도 그 결과로 변합니다. 이렇게 상대방을 변화시키고 자기도 변화되는 것을 작용이라고 말합니다. 오행은 모두 다른 것에 대해 작용을 합니다.

나누어드린 표를 봐주세요.



목은 생성하고 교환하고 일으키는 작용을 합니다. 나무는 산소를 만들어내고 엽록소를 만들어서 모든 생명계의 먹이사슬에서 토대를 이룹니다. 나무의 작용 중에 가장 본질적인 것이 바로 호흡입니다. 나무는 호흡이라는 작용을 통해서 대기를 바꾸고 빛에너지를 녹말이라는 유기물로 변화시킵니다. 모든 생명현상은 식물에서부터 비롯됩니다. 그래서 나무는 만들어내고, 교환하고, 일으키는 작용을 합니다. 나무가 호흡을 해서 산소와 섬유질을 만들 때에 태양의 빛에너지를 이용합니다. 이때 나무가 필요치 않아서 사용하지 않는 광선이 바로 청색입니다. 엽록소는 태양광 중에서 유독 푸른 색깔만 이용하지 않습니다. 모두 반사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나뭇잎은 모두 푸른 녹색입니다. 목기의 색깔이 푸른색인 이유가 그것입니다. 푸른색은 나무가 이용하지 않고 반사해버리는 광선입니다. 이 반사광에 나무의 기운이 들어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자연의 법칙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목기의 장부인 간과 담은 모든 영양을 저장하고 필요한 형태로 변화시켜서 교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지에서 빨아올린 물과 잎에서 받아들인 태양의 빛에너지를 이용해서 영양분인 녹말을 생성해서 줄기와 잎에 저장하는 식물처럼 음식의 섭취로부터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서 저장하는 것이 바로 간입니다. 식물이 탄소를 받아들여 물을 분해해서 산소를 내놓는 것처럼 간은 인체에 들어온 모든 독소를 분해해서 해롭지 않은 물로 바꾸는 화학작용을 합니다.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근육이 목기인 것도 바로 목기의 작용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불의 작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불은 모든 사물을 태우고, 끓이고, 녹입니다. 이런 불의 작용은 모두 불이 가지고 있는 열기 때문입니다. 이 열기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탈 것이 있어야 하고 산소가 있어야 합니다. 즉 불은 연소제와 산소라는 두 가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열기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인체에서는 심장과 소장, 그리고 모든 혈관이 화기의 장부요 조직입니다. 혈관 속을 흐르는 피는 액체이지만 사실에 있어서 그것은 심장과 소장이 만들어낸 불꽃이며 열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구의 과학적 인식법으로는 혈액은 혈관 속을 흐르는 물이겠지만 동양적 시각에서 볼 때 피는 액체가 아니라 온 몸의 말단부까지 미치는 불의 열기인 것입니다. 심장은 불을 지피는 화덕이요, 허파는 이 화덕에 산소를 공급하는 풀무이며, 위장으로부터 혼합되고 반죽된 음식물을 넘겨받아 양분을 흡수하는 소장은 화덕에 땔감을 공급하는 석탄고나 유류탱크라 말할 수 있습니다.

소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이 온 몸의 세포에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에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은 불이 타는 것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즉 인체의 영양분은 혈관을 통해 공급되는 산소를 받아 쉬지 않고 연소됨으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결코 혈관이라는 파이프 속을 혈액이라는 물이 흐르고 있다고 보면 안 됩니다.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의미는 모든 혈관은 불이 통과하고 있으며 혈관이 뻗어있는 모든 곳에서는 불이 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화기는 실제로 우리의 온 몸을 연소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흙의 작용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흙은 섞는 작용을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해집니다. 흙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보관하고 혼합하고 그리고 분해하고 해체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원래대로 환원시킵니다. 이것이 흙의 작용이고 동시에 토기의 장부인 위장과 비장의 역할입니다.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역할을 하고, 그것을 반죽하고 섞는 일을 합니다. 고기던, 채소던, 곡물이던 위장에서 분해되고 해체됩니다. 비장의 분비액은 이런 해체를 도와줍니다. 토기의 조직은 위장과 비장 외에 입과 살이 있습니다. 입도 역시 음식물을 섞고 혼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혼합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닫혀있는 공간 내에 보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입과 위장은 음식물을 보관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살도 역시 영양의 저장창고로서 역할합니다. 이렇게 우리 몸에서 토기가 관장하는 모든 장부나 조직은 흙의 작용인 보관과 혼합, 그리고 해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색깔을 뒤섞을 때 나오는 색이 중간색인 노란색입니다. 빛의 스펙트럼에서도 노란색은 중간에 위치합니다.

  
다음은 금기를 보겠습니다.

쇠는 크게 울리는 성질로서 알리는 역할을 하고, 그 단단함을 이용해서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코와 허파를 포함하여 기관지와 호흡계가 금기의 장부인 이유는 성대를 통한 발성이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대를 통해서 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기관지와 호흡기가 울리는 쇠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부가 금기인 것도 바로 쇠의 단단함으로 보호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쇠는 자연계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기 때문에 다른 물건들을 깎고 자르고 부수는 역할을 합니다. 금기의 장부인 대장은 음식물의 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경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이 작용이 너무 지나치게 되면 변비가 됩니다. 쇠의 성질이 사람의 내면적인 강인한 힘으로 나오는 곳이 바로 대장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배짱이나 혹은 뱃심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뱃심이 필요할 때 어떻게 합니까? 크게 숨을 들이마시지 않습니까? 폐에 기운을 넣으면 대장에 힘이 생깁니다. 맞지요?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데 배에서 힘이 생긴다는 말입니다. 허파와 대장은 같은 금기의 장부로서 연동하기 때문에 호흡과 뱃심이 연관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쇠를 단단하고 예리하게 갈면 흰 빛깔이 됩니다. 모든 연장의 날 부분은 흽니다. 칼날은 희게 빛나지 다른 색깔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의 색은 흰색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물의 작용을 보겠습니다.

물은 우선 흐르는 본성에 의해 세정하는 작용을 하며, 녹이는 작용을 합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원소는 물에 녹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물의 작용은 바로 사물을 썩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부패야말로 물의 가장 중요한 작용입니다. 이 썩히는 작용을 물이 하기 때문에 물의 색이 검은색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물건이던지 수분이 작용하면 부패하게 되고 부패하면 색이 시커멓게 변합니다. 까맣게 썩었다고 말하지 파랗게 썩거나, 노랗게 섞거나, 빨갛게 썩는 물건은 없습니다. 썩으면 무엇이던지 다 검게 변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기가 작용한 결과 드러난 색깔입니다. 오행에서 왜 물의 색이 검은색이냐고 물어보면 사실 누구도 답을 못했습니다. 우리가 보는 물중에 검은 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물의 색은 사물에 물이 작용해서 썩게 만들었을 때의 색입니다. 물의 색이 검다고 말한 옛 선인들의 지혜가 실로 놀랍지 않습니까.

우리 몸에서 수기의 장부는 신장과 방광입니다. 이 두 기관의 역할은 그대로 물의 작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몸의 노폐물을 물에 녹여서 걸러냅니다. 그래서 피를 맑게 하고 세포를 깨끗하게 합니다, 바로 물의 세정작용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수기의 기관이 바로 뼈입니다. 뼈는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인데 그것이 가장 물렁하고 연한 물의 기관이라는 데 대해서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왜 단단한 뼈가 가장 단단하지 않은 물의 기운일까요? 그건 바로 뼈가 수용의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 아득한 옛날 생명체가 바다 속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로부터 몸속에 뼈가 생길 때까지는 아주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생명체는 처음에 뼈가 없었습니다. 해파리처럼 흐물흐물한 연체동물이었습니다. 바다 속 생물일 때는 사실 뼈가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왜냐하면 바닷물 속에는 생물이 필요로 하는 온갖 무기물질들이 풍부하게 녹아있기 때문에 생물은 언제라도 물 속에 녹아있는 무기질들을 흡수해서 생명활동의 촉매로 이용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다 속 환경도 변화무쌍하였고, 지각의 변동으로 육지가 되어버린 바다가 생기기도 하고, 조수간만의 차이 때문에 뻘에 올라앉게 된 수중동물들은 생명활동에 필수불가결한 무기물질의 결핍상태를 겪게 되었습니다. 칼슘, 나트륨, 아연 등과 같은 무기물질들은 다른 영양분처럼 당이나 지방의 형태로 비축했다가 에너지가 필요할 때에 탄수화물로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것들은 언제라도 즉시 사용가능한 형태로 공급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생명체는 자기의 몸속에 이런 무기물질들을 저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뼈가 생기게 된 이유입니다. 육지 동물에게는 뼈가 몸을 지탱해주는 골격으로 역할하지만 바다 속 생물에게는 뼈는 바로 무기물질의 저장창고라는 의미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뼈에서 지속적으로 혈액 속에 무기물질을 녹여 넣지 않으면 어떤 동물도 육지에서 생존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뼈라는 것은 무기물질이 풍부하게 녹아있는 바닷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육지 생물은 바다에서 땅으로 올라올 때 엄청나게 큰 탱크에 바닷물을 담아서 그것을 짊어지고 땅으로 올라왔던 것입니다. 인간의 뼈에 저장된 무기물질의 양은 수백톤에 달하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양과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뼈는 바로 바닷물을 압축시킨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뼈는 바로 물이 변한 것입니다. 물에 녹아있던 무기질들이 최대한으로 압축된 것이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물에 녹아있는 것과 같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뼈를 다른 말로 정의하면 "단단한 물"입니다. 왜 뼈의 기운이 수기인지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세상의 이치와 생명의 법칙을 훤하게 꿰뚫어본 결과가 아니라면 어떻게 뼈가 물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물의 색을 검은색이라고 밝혔겠습니까? 물을 흰색으로 쇠의 색깔을 검은 색으로 배정했기 쉬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무서우리만큼 정확하고 타당하게 인체의 원리와 음양오행의 이치를 밝혀놓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 전체적으로 한번 돌아보면 오행의 작용은 각 기운의 본성과 반극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위장과 비장의 기운이 토기이고, 토기의 본성이 막는 것인데 어떻게 소화기능이 나오는 것인가 하고 의문을 가졌던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장의 역할이 음식물을 분해하고 해체해서 섞고 혼합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막는 것임을 눈치 채게 됩니다. 해체와 혼합이라는 작업은 반드시 대상물을 한군데에 모아서 가두어놓은 다음이라야 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밖으로 튀어나거나 흘러나가지 않게 하면서 섞으려면 막아놓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장과 비장의 기운은 막는 성질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해가 되시나요?

이것으로써 오행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대충 드린 것 같습니다. 나누어드린 자료에서 오행의 상생과 상극, 그리고 복승의 관계는 달달달 외워두시기 바랍니다. 이것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어야 모든 일상에서 음양오행을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 삼화의 이치는 바로 오행의 본성과 극성, 반극성이란 삼성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삼화와 삼성은 음양오행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입니다. 수학으로 치면 구구단입니다. 기공을 하거나 동의학을 하거나간에 동양학을 하려면 무조건 외워야 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잘 이해하게 되면 우리의 모든 생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과목들과 우리가 공부했던 것들 중에 우리의 삶에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고등학교 때 달달달 외웠던 물리화학 공식들 중에 제가 살아오면서 써먹은 게 뭐 있나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순열, 조합, 미분, 적분도 마찬가지로 본전도 못 건진 공부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음양오행과 벽운공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상의 문제에서 정말 현명하고 올바른 해답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음양오행은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입니다. 결코 탁상공론이나 말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약간 공부한 음양오행과 벽운공의 도움을 생활 곳곳에서 받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오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하면 아마도 구름이 아니지 싶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벽운공 강좌가 진행되는 동안에 지겹게 되풀이 되풀이 설명되어질 것입니다.


이제 오행 얘기는 이것으로 잠시 접고, 아직까지 설명드리지 않은 한 가지 기운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언지 다들 짐작하시죠? 네, 바로 골기입니다. 골기는 뼈의 기운이라고 말씀드린 수기와는 좀 다릅니다. 수기인 뼈의 기운이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뼈를 구성하고 있는 무기질들의 기운이라고 저는 봅니다. 즉 뼈를 채우고 있는 내용물의 기운인 것입니다. 그런데 골기라는 것은 뼈에 담긴 내용이 아니라 칼슘과 석회질, 그리고 아교질로 된 뼈라는 통의 기운입니다. 뼈를 파이프로 보고 수기를 그 속을 흐르는 물의 기운이라고 한다면 골기는 바로 파이프 자체의 기운입니다. 파이프가 녹슬고 찌그러지고 구멍이 난 낡은 것이라면 암만 깨끗한 물이 흐른다 해도 전체적으로는 양질의 급수시스템은 아닐 것입니다.

이 골기는 우리나라의 오대산이 세계적으로도 으뜸이라 할 만큼 훌륭하고 식물들 중에는 참나무의 기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은 오대산이고 한반도의 대표적인 기운은 골기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산은 후지산으로 대표적인 화기의 산입니다. 일본인들이 때로는 광폭하고 공격적이고 잔인함을 드러내는 이유는 일본 열도의 대표기운이 화기인 때문입니다. 그들의 종교를 신도(神道)라고 말하는데 집집마다 귀신을 모시는 제단을 둡니다. 화기가 발달한 민족이어서 그런 종교생활을 하게 되는 지도 모릅니다.

한반도는 골기의 땅이고,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기운이 골기인 탓에 한국 사람들은 원래 기골이 강하고 성정이 당당합니다. 개화기 때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놀란 일이 많은데 그 중에서 특히 놀란 것이 한국사람의 완력이었습니다. 일반 민중의 먹거리나 영양상태가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는데도 한국인의 기골이 그리 작지 않았고, 힘은 서양인들이 보기에 다 장사와 같았습니다. 어부들이 모는 배의 닻은 서양사람들 둘이 들어도 낑낑거릴 정도의 크기와 무게인데도 한국인 어부들은 가볍게 다루었다고 합니다. 육이오때 미군병사들이 우리나라 농부들의 지게를 재미삼아 져보고는 혀를 내둘렀다고 하지 않습니까? 훨씬 덩치가 큰 미군들이 한국사람들이 지는 정도의 지게를 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기운이 골기인 탓에 화기의 나라인 일본이나 토기의 나라인 중국과 그렇게 부대끼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본과는 2천년이 넘는 기나긴 역사 동안 사실 크게 부대낀 것은 두어 번 정도였는데요, 이것은 비슷한 해협을 사이에 둔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 갈구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무사태평이었던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뻑하면 삼십년전쟁, 백년전쟁이니 했고, 나폴레옹 전쟁, 1,2차 세계대전 등 양국의 역사는 그야말로 전쟁의 역사나 마찬가집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운은 산이 아니라 황하라는 강의 기운이어서 황하유역은 세계에서 드문 토기의 땅입니다. 중국은 황토라고 말하는 흙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수기의 땅인 북쪽의 흉노와 천년을 두고 갈구었고(土克水), 목기의 나라인 동쪽의 여진족에게는 결국 정복당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木克土). 흙의 나라인 노란 중국을 가장 완전하게 정복한 것이 바로 푸른 목기의 나라인 청국(淸國)이었습니다. 나중에 화기의 일본이 목기의 땅인 청나라의 만주를 발판으로 해서 중국을 침략하게 된 것도 이런 기운의 작용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본과 만주는 목생화(木生火)의 관계로 만주가 일본을 돕는 형상입니다. 그래서 만주에서 벌어진 전쟁에서는 언제나 일본이 이겼습니다.

우리나라는 오행의 하나가 아닌 골기의 땅이어서 주변국들과 그리 심하게 부대끼지 않았습니다. 기운으로서 상극하는 이웃이 없었던 탓입니다. 우리 역사에 수많은 외침이 있었지만 사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아주 양호한 정도입니다. 전 세계의 나라들 중에 이웃국가들과 우리만큼 별로 안 싸운 민족은 드물 정도입니다(사대와 기미는 상극하는 두 나라 사이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외교정책입니다).

골기를 설명하다 보니까 이야기가 약간 이상한 곳으로 흘렀는데요, 아무튼 골기는 오행의 기운에 못지않게 정말 중요한 기운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릴 수도 있겠는데요, 우리 몸에서 뼈는 나무의 줄기와 가지이고 오장육부는 그 줄기와 가지에 매달린 잎과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나무의 뿌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머리입니다. 두개골이 인체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척추와 사지의 뼈는 바로 줄기와 가지들입니다. 허파와 위장과 신장과 창자들은 모두 이 나무의 잎사귀나 열매인 것입니다.

우리가 손상이 되었거나 약해진 장부를 고치기 위해서 탕약을 먹고, 침을 맞고, 기공을 해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골기를 먼저 바로잡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나무의 뿌리와 줄기와 가지가 부실하면 잎사귀와 열매는 시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뿌리와 줄기, 가지를 내버려두고 잎사귀와 열매에 물을 주고 약으로 치료를 해본들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줄기요 가지인 골기를 고치지 않고 잎과 열매인 오장육부를 다스리고 바로잡는 약을 아무리 쓰고 좋다는 음식을 죄 먹어도 잠시 호전될 뿐 원래대로 돌아가고 맙니다.

약해진 장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장부가 달린 뼈대를 고쳐야 합니다. 모든 장부는 그것이 매달린 척추의 마디가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장부를 기공으로 치료할 때는 먼저 그 장부가 연결된 척추의 마디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골기공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은 시간관계상 척추와 두개골과 인체의 장부와의 관계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이 정도로 끝을 내고 골기의 체험을 먼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골기와 장부의 관계를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곧 골기의 체험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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