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 무릉계.
폭포나 계곡은 아무래도 물이 넘쳐나야 제멋이 난다. 마음은 팔공산 종주에 있었지만 발길은 무릉계로 향
해진다. 사나흘 지나긴 하였지만 비온끝이고 하여 그런대로 볼만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상폭을 오르는데 계곡 자체도 그냥 폭포이고 상폭도 멀리서 보는것보다는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고
또 상폭 위로도 연속되어지는 폭포의 향연이다.
상폭 상단에서 관음암 옛길을 찾는다고 두시간 가량을 길도 없는 있어도 흔적만 있는 그런길을 헤메이
느라 지칠대로 지쳐서는 관음암도 아닌 삼화사에서 관음암 오름길의 초입으로 내려서게 된다.
녹초가 되어버린 지기한테 미안하긴 하지만 그냥 하산할수도 없고 계획된 산행의 반이라도 하자싶어 관
음암으로 오르는데 이양반 입이 부을대로 붓는다.
관음암에 다다르자 그 입구에 아예 널부러져 주저앉고는 손사래를 친다. 더이상은 못하겠으니 혼자 댕겨 오
라고 하면서...
우야노... 기다리게 해놓고는 관음암 옆계곡으로 혼자 오른다. 그곳에도 그림같은 폭포가 자리하고 있기 때
문이다. 이곳 역시 올때마다 들리는곳이지마는 빼놓을수가 없는곳이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올랐다가 내려오니 이양반 기분이 조금은 회복 된듯 하다. 더이상은 지기한테 무리일것 같아서 모
든 일정을 반으로 접고 하산을 하기로 하는데 혼자 내려갈테니 다니고 싶은곳 모두를 다녀오라고 오히려 미안
해 하는 말씀이 빈말이 아니다.
얼마간을 삼화사쪽으로 함께 내려가다가 그럼 미안하지만 먼저 내려가라고 내려보내면서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는 달음박질을 시작한다. 신선암.토굴.천년송.하늘문등등을 잠깐씩 둘러보고 지나면서 바쁜걸음을 한다.
가능한 기다리게 하는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이다.
쌍폭.용추폭등을 서둘러 돌아보고 또 달음박질이지만 계획된 수도굴.산성12폭포.두타산성 코스는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 미련만 남기고 만다. 몇몇 사람들과 일행들을 지나쳐 내려오다가 삼사십대로 보이는 중년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넨다.
어디를 다녀오십니까?
네. 청옥산을 다녀옵니다.
어디로 오르셨나요?
학등으로 올랐습니다.
원점 회귀 산행을 하셨군요. 좋은산행 하셨습니다.
이야기 끝에 포항에서 왔다며 상폭에서 관음암 옛길을 찾지 못하여 고생고생 하였다는 고생담을 늘어놓는데
그중 한분이 그길을 다녀온듯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의 발길의 거의 뜸하여 토끼길이라면서 아는사람만 아는
그런길이라고 한다. 산중턱으로는 바위등 험하여 그바위 위 칠팔부 능선쯤으로 길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찾
아헤메도 길이 없었는데 길이 있다고 하니 정말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들과 헤어져 일반 등산로에서 오십여미터 정도의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관음폭포를 들르기 위해 오르는데
찾지못했던 상폭 상단에서 관음암으로 연결되어진다는 그 옛길이 더 궁금해진다.
관음폭포. 학소대를 바쁘게 돌아보고 마라톤을 한다. 아까 관음암길을 안다고 하던이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에 김이 나도록 달린끝에 삼화사 일주문을 지나고 금란정을 지날즈음 그들을 따라 붙는다. 그리고는 다짜
고짜 개략도 하나 그려줄수 없느냐고 채근이다. 메모지하고 볼펜을 꺼낼참인데 그림으로 그려도 찾지 못하는것
은 매한가지일거라며 이야기로만 계속 한다. 나같으면 그려달라지 않아도 그려줄 판인데 피곤해서인지 응해줄
사람이 아닌것 같다. 주차장까지 이야기만 하면서 동행을 한다. 괜히 뛰기만 죽자사자 뛰었다.
그렇게 그렇게 바쁘게 둘러보며 맹근 그림들인데 바램만큼의 수량이 못되어 주었던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다.
천상에 두세번은 더다녀와야 될듯 싶다.
상폭 오름길의 폭포에서...
상폭 윗쪽으로의 계속되는 폭포들...
헤메이다보니 시그널이 반가운데 또 길이 없어진다.
관음폭포(상)
천년송.
누워있는 소나무.
멀리 가늘게 산성 12폭포가 보인다.
하늘문.
쌍폭.
용추폭포.
관음폭포(하)
학소대.
길을 잃고 헤메이던중에도 버섯은 눈에 띄었나보다. 상황버섯 영지버섯등인데 상황버섯은 처음 따봤다며 자랑아닌 자랑을 한다.
산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보가 터질것만 같던이가...
미안하게 됐수...
담부터는 아는길 좋은길로만 안내를 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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