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주산장에서 공짜술이라고 늦은시간까지 마냥 마시다가 ...
목이 말라 깨어보니 이른 아침이다.
몸에저린 술냄새는 아직도 진한데 뻑뻑한 눈망울을 멀뚱멀뚱 하다가 월악산 영봉이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길을 나서려니 아무런 산행준비가 되어있을리 만무하다.
산이나 다녀와야겠다니까 덕주산장 허병운사장 부인님께서 아침을 부랴부랴 챙겨주시는데...
입맛은 깔깔하지만 산에 댕겨올 욕심으로 큰숟깔 몇숟갈 정도를 억지로 먹는다. 그리고는 점심으로 엊저녁에 특미로 만들어주셨던 감자떡을 싸주신다.
한나절 산행도 안되는곳이라서 가져갈까 말까를 한참을 생각하다가 가져가기로 한다.
지난해 삼월 제천의 백운산 산행때 탈진이 되었는데 먹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죽다가 살아난 그런 일이 생생해서이기 때문이다.
한손에 비닐봉다리를 들고 올라가려니까 힘이 배는 더드는것 같다. 술도 덜깨고 아침식사도 한 직후고 오르다보니 월악산 영봉은 안개속에 있고...
마애불을 지나 급한 경사의 계단을 오르다가 쉬고있는 울산에서 왔다는 한산꾼을 만나 헐떡이는 숨을 고르다보니...
올라야 하는건지 말아야 하는건지 꾀가 슬슬 난다.
안개를 해풍이 걷어낼수도 있겠다 싶어 같이 출발을 하는데...
오르다보니 혼자 오르고 있다.
덕주골 산장의 민들레
월송가든
덕주골 입구의 이 가든도 술몇잔정도는 공짜로 마시는곳이다. 지지난해인가는 마가목 술을 댓병으로 한병 선물받아 아주 맛나게 먹었던 적도 있다. 아직도 그빚은 못갚았지만 지나면서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덕주골 계곡.
동문
마애불.
여자 두분이 절을 하고있는데... 얼마간을 기다리다가 사진 한방을 부탁한다.
마애불을 지나 숨이 찰만할즈음에 나무사이로 멀리 건너다보이는 미륵리...
하늘로 향하는 오름길...
마애불에서 이곳까지 무려 40분 가까이 걸렸다.
미륵리가 바라다보이는 쉼터에서 꾀를 부리다가 그렇게 되었다. 꾀부린 이유는?
올려다 보이는 산마루금과 월악산 정상부위에서부터 안개가 덮고 내려오고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공짜술이라고 어제 늦게까지 과음한탓때문이다.
꾀가 나서 오를까 말까 하다가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영봉이다.
감자떡.
아침일찍 출발하면서 점심대용으로 감자떡을 비닐봉지에 넣어 한손으로 들고 나섰는데...
09시 17분밖에 안되었으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들고온 수고도 있고 해서 하나를 들었는데...
겨우 먹는다.
월악산 영봉엘 올라서는 순간부터는 어쩔수 없는 囹圄의 몸이 된다. 될수밖에 없다.
덕주골 산장에서 07시 10분에 출발해서 2시간 07분을 걸었다. 아무도 없다. 마애불을 지나 오름길에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었던 울산 산꾼과 또다른 젊은친구 두사람이 있었는데 이양반들 40여분이 지난후에 모습을 보인다. 한방 박으려고 그오랜시간을 서성이면서 기여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말인즉슨 그렇다는것이고 그림같은 충주호를 내려다 보고싶어 안개걷히길 기대했지만 헛수고다.
영봉의 들국화.
영봉아래의 옹달샘.
언젠가 산행중 마셔본 물맛이 생각이 나서 일부러 찾아봤다. 역시 좋다.
옹달샘의 생명들...
천메타 고지의 산중 옹달샘에 어떻게 생명이 잉태되었는지...
옹달샘 가는길도 점점 뭍혀져간다.
이용하는 산꾼들이 없기때문인데...
옹달샘이 있는지를 아는 산꾼들도 사실은 거의 없다.
옹달샘 가는길의 들국화.
월악산 영봉 주능선에서 옹달샘 가는 갈림길.
하산길의 들국화...
하산길에 충주호를 배경으로...
하산길에 멀리 건너다 보이는 미륵리와 안개속에 살짝 모습을 가린 부봉.
부봉암릉도 아기자기 한것이 아주 잔재미가 있다.
조령관에서 마패봉으로올라 부봉까지는 순하면서도 약간의 스릴도 있는 그런 산행을 할수있는 한번쯤은 권장하고싶은 코스이다.
마애불 뒷편의 암릉...
이곳을 세시간정도 걸으면 만수봉이다. 이코스역시 한번 걸을만한 곳이다.
오름길도 힘이 제법 드는길이지만 내려가는길도 만만찬은 길이다.
해풍은 내려가는길이 더 조심스럽다.
마애불.
덕주사에서...
꽃들과...
남근석
수경대.
선녀탕.
지난번에 밧데리가 없어서 만들지 못했던 그림이다.
雙石淵이란 글이 새겨져있는 바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