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멀리에서 바라본 한국의 작태      - 미해군소령 토니 박 -

저는 한국계 미군입니다. 외국서 바라보는 조국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한국계 미 해군 항공장교입니다.
전 원래 정치하고는 별로 관심도 없는 평범한 군인이지만, 지금 한국의 운동권/진보 시민단체들이 하는 벌이는 “반미” 뉴스들를 이곳에서 대할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답답한 마음에 익숙하지 않은 한글로 글을 올려봅니다. 비록 긴 내용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얼마전 에 본 2개의 기사 때문에 너무나도 실망해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대사관 앞에서 “북한인권법” 반대 시위하는 열우당/민노당 의원들….
두번째는 역시 미대사관 앞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 포스터에 먹물을... 나중엔 파월 장관의 차에 계란을 던진 일명 시민단체/진보 인사들….

참고로 군인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를 보고… 혹시 수구 보수라고 오해하실지 모르지만
저희 집안은 진보면 진보지, 결코 보수는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주한미군 철수를 지금당장이라도 100% 찬성합니다. 또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한국에 계신 집안 분들이 노무현씨를 찍었읍니다. 특히 저의 외삼촌은 노무현씨 후보시절 정책자문으로 활동하셨고 덕분에 공직도 하나 얻으셨읍니다(고건 총리 비서실에서), 또 초등학교 선생을 하는 친척 동생녀석은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열우당의 한명숙의원 선거운동원으로 열심히 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진보세력에 어느 정도 우호적인 제가 한국의 진보단체와 운동권들이 주장하는 “북한 인권법 반대와 반미운동”에 대해서 답답한 저의 마음을 열어 보겠읍니다.

저는 한국의 여당이 벌이는 “북한인권법 반대운동” 이나 “사회주의” 정책 등을 볼 때마다 현 정부가 마치 한국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외국서 보는 지난 2년 동안의 한국사회는 사상의 갈등, 이데올로기의 갈등, 정치성향의 갈등…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한국의 시민단체들, 운동권, 좌파 진보언론들이여, 어찌하여 당신들은 하나를 알고 둘은 모릅니까?
당신들이 주장하는 일부 반미 주장에 대하서 나는 수용하고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 법안”에 대해서 여당과 민노당에선 반발하며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것도 충분하지 못해… 미국 내 온건파이자 아직도 미행정부 내에서 유일하게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파월국무장관에게 먹물/계란등을 던지다니!

그는 이미 한국의 안보를 위해… 자기 가족들과 헤어져… 이 땅에서 군복무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또한 진보세력의 주장을 일부 이해한다는 나 자신조차도 이러한 당신네 운동권들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네들은 북한인권법안이 “한반도 사정을 모르는 미국의 냉전시대의 방식이다, 또는 한반도에 위기감을 조성해 무기를 팔아 먹을려는 계획이다”이라고 주장하니, 직접 군대에 몸답고 있고 나로선 참으로 어이가 없어 할말이 없습니다. 386운동권과 그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미국의 숨어있는 계략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떠들어대니, 정말로 북한과 함께 민족공조도 좋지만, 당신들은 무엇이 똥이고 된장인지도 모르는 철부지 같은 사람들입니다.

한 술 더 떠서, 이미 UN에서 까지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을 김대중 정권과 현 정부는 나 몰라라 하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이야기 입니까? 하다못해 저 멀리 우리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아프리카나 남미의 어느 조그만 나라가 불참했다면 이해를 하겠는데, 북한의 사정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현 정권이 일부러 불참/반대한다니, 노무현 정권과 친북 주장하는 운동권세대 들은 더 이상 “민족”이란 말을 사용할 자격도 없소이다! 당신네 말대로 미국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러면 과연 U.N.의 북한 인권결의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북한 내부의 모순과 인권 등 너무나 모순된 모습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단지 그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는 흥분하는 당신네들……
열우당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북한정권이 붕괴 되는 게 왜 나쁜 것인가요?
북한은 지난 50여년을 잘 지탱해 왔소이다. 운동권 당신들이 걱정 안 해줘도 “북한인권법”이
북한에게는 정치적으로 다소 불편하더라도… 당신들이 당장 걱정할 정도로 그들이 내일모레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요. 참고로 당신들이 주장하는 1국가 2체제의 연방제 통일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인가? 그건 모순이고 착각이지 않을까요? 참고로 통일에 대해 뚜렷이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을 읽어 보십시요!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북한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 않냐 고” 운동권 당신네들 주장합니다. 맞습니다. 사상과 이념이 달라도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한민족은 것은 맞습니다. 그러고 함께 미래로 가야할 공동운명체입니다. 그러나, 그 공동 운명체는 북한 동포들이지 현 정부가 짝사랑에 빠진 북한 정권은 더더욱 아닙니다.

한민족이기 때문에 그들의 행패도 용서하고 무조건 사랑으로 감싼다?
사람들아, 이 조그만 땅에서 국민들을 동과 서로 나누고, 또 “수구 보수”란 팻말을 목에 붙혀 같은 나라 국민들을 몰아치는 무리들이 어찌 이북의 동포들까지 생각할 수 있소?

운동권 당신들이 알레르기 증세를 일으킬 정도로 증오하는 박대통령 정권도 지나간 지가 이미 25년입니다. 김대중 정권 5년 그리고 노무현 정권 5년 이미 운동권 당신들의 완승입니다. 당신들 속칭 “민주투사들이 드디어 수구 보수들을 이겼으니”, 제발 이대로 만족하시고, 나라나 조용하게 해주시요. 아직도 투쟁하고 있는 당신들… 국민들을 보수/노인네들과 진보/젊은이들로 나누어 패 가르는 당신들… 외국서 내가 볼 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오.

제가 이야기하나 하겠습니다.
지난 2000년에 포항에 출장 갔다가 해병수색대 여석주대대장님 예방하고 나서,
오후에 시간이 있어서 부대안의 박물관을 찾아갔습니다. 2층엔 파월 해병대의
기념품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뒤 배경엔 그 당시의 음악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삼천만의 사나이 대한 해병대…월남의 하늘아래 메아리치니… 귀신 잡는 그 힘에…
붉은 무리 무찔러 자유 지키려, 온 세계 곳곳에서… 조국의 명예 걸고 청룡은 간다!”

그런데 제 시선을 사로잡은 흑백 사진 하나. 어느 해병과 그의 노모. 물론 그 당시에
다들 못살고 배가 고픈 시절이었고, 더욱 더 깡마른 체구의 그는 시골 출신 같아 보였습니다.
그의 노모는 마지막 떠나는 아들에게 그시 절 가난한 시골에서 해줄 것이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전쟁터로 떠나는 아들에게 음식과 돈을 주려는 그분의 어머니…
그 당시 못 먹고 가난하게 살아왔지만 어쩌면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기에…
먹을 것에 대한 마지막 한이나마 풀어주시려는 듯 불쌍한 그의 어머니.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습니다.
“죽지 말고, 죽지 말고…… 꼭~ 꼭~ 살아 오거라이. 네가 살아 올 때까지 기다리마!”
노모를 두고 떠나는 해병은 더욱 강하게 보이려고 입을 굳게 닫고 마음을 억제하려 했지만 이미 그의 눈가는 젖어 있었습니다.

그 해병의 손을 잡은 노모의 검고 거친 손 …
마치 남편 잃고서 3남매를 위해 품삯으로 한평생 고생하신 저의 어머니의 손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저는 가슴이 끝도 없이 메어지고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그 사진 앞에서 한참 못 박힌듯 멈춰 서 있었습니다.
이미 저의 눈가에 그 해병처럼 ….. 다행히 평일 오후라 조금한 박물간은 저 혼자였습니다.

그 해병 사진을 보면서 제가 사관학교 때 군사 역사학 공부하면서 베트콩에 생포되어
억지로 웃고있는 국군 포로들의 (선전용) 사진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북으로 끌려간 그들은 물론 월남전이 끝나고 포로 교환 때 거론조차 안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국군포로 분들도 한국을 떠나갈 때, “꼭 살아서 돌아오라!”며 눈물로 울부짖은 부모/형제가 있을 터인데….. 그분들 생각하니 가슴이 더욱더 메어졌습니다.

정동영, 이부영씨, 정신 차리시오!
바로 당신들이 툭하면 비하하는 지금의 노인네 분들이 바로 60년대 70년대 초
나라와 조국의 발전을 위해 땀과 피의 희생을 치룬 사진의 그 시골 해병이자…
또 북한으로 끌려간 우리 국군포로들입니다!
그런데… 이미 피와 땀의 대가를 치르신 어르신네들의 나라걱정을…
당신네들 386 운동권과 진보언론은 보수 늙은이들의 최후의 발악적 망동이니 광기니 비난합니다.

운동권 당신들은 그분들을 미국의 원조에 팔려 나간 용병이다, 또는 박정희 군부의 개들이라 비웃지만… 자칭 민주주의투사 당신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 운동”이니 “인권”보다 더 소중한 것을 그 시골해병은 조국에 바쳤습니다. 그분들이 월남의 열대 무더위 속에서 눈물과 고통이… 그들이 피의 희생이 오늘날의 조국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했소. 과연 그분들의 월남희생이 운동권 당신들이 주장하는 “달러에 팔려간 군사정권의 용병들”인지는 모르겠소….
하지만 평생 일정한 직업 없이 단지 반정부 데모로만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온 당신들
“민주주의 투사들” 보다 백배 천배 낫소이다.
그런 호국선영들의 희생을 비하하는 속칭 민주주의 인사들/철없는 386운동권,
나는 당신들에게 매우 심한 분노를 느끼오!!

물론 과거의 군사정권이나 보수세력/언론의 잘못도 많습니다….
또한 솔직히 누가 한나라당의 과거 행적을 좋아 하는 이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허위독립군의 손녀 김희선 열우당 의원, 독일로 도망간 송두율씨,
자신들 지지세력 아니라고 어르신네들 비하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천정배 열우당 원내대표,
철없는 운동권 젊은이들 인기 끌기에 급급한 유시민 열우당 의원….
나는 당신들을 더더욱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아마 당신들은 집에서는 존경받는 따뜻한 엄마요 아빠 노릇을 할런지,
하지만 나는 당신들을 “정치 밥그릇” 챙기기 바쁜 기회주의자들로 밖에 보지 않습니다.

또 운동권은 우리가 물리쳐야할 주적은 민족의 분열을 일으킨 외세, 즉 미제국의 식민지 사대주의라고 합니다. 한국의 주권과 통일과 자주를 해방초기부터 박탈했던 미국이 철천지원수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미국이 결코 완벽한 나라는 아닙니다. 현대사에서 실수도 많이 했고, 또 그들의6.25참전이 냉전시대 미국의 국익과도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네들이 북한에 보인 너그러움과 관대함의 1/10만 이라도 미국이 보인다면 그런 말들을 쉽게 내뱉을 수 있을까?

한때 80년대 월북여왕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에서 교수 생활하는 임수경씨, 친북/반미의 선두주자이면서도 자식들만은 미 시민권자를 만든 정연주 한겨레 논설위원/KBS사장, 또 미국을 증오하면서도 자기 아들들을 미국에 유학 보낸 정동영 통일부장관…. 그분들에게 묻고 싶소. 정말 전생에 미국에 어떤 한이 쌓였기에 그리 반미 철천지원수가 되었는지? 그러나 지금 당신들의 행동은 엄청난 모순이지 않소? 엉뚱한 반미에 휩싸인 당신들이여, 아무리 미국이 모순덩어리라 하더라도… 내가 살면서 본 미국은 결코 완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합리적인 나라입니다.

운동권 당신네들이 주장하는 미군철수 난 100% 대 찬성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올 연말에 서울 연합사로 가게 되는데, 제가 갈 보직의 전임자는 한국을 하루빨리 떠나고 싶어 저보고 빨리 와달라고 부탁입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해군 F-14조종사로 18년 가까이 군대있었지만 그가 왜 여우같은 부인과 토끼 같은 두 딸을 미국에 남겨두고… 그를 원하지도 않고/반미 정서가 팽팽한 한국에 있어야하는지 원망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에겐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타국에선 반미의 욕을 그가 먹어야 하는지….. 저 또한 뭐라고 그에게 말을 하기가 곤란했습니다.

운동권 당신들은 한반도의 중요성 때문에 미국은 끝까지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난 다르게 보고 있소. 아무리 한반도의 위치가 미국의 이득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만약 한국의 대 대수 국민들이 싫어하고 또 미 국민들이 한국을 멀리하면 끝입니다. 이미 알다시피 미국에서는 한국의 친북/반미정서와 북핵문제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한국에선 1949년 이미 미군들이 한번 철수했었습니다. 또 잘 아시다시피 필리핀국민들이 반대해서 미군들 역시 철수했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의 이득과는 관계없이 정책으로 곧바로 이행되는…. 이것이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의 장점이자 약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로드-아이랜드 주가 고향인 라포트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이번 봄에 저의 대학원에서 강의했습니다. 한국을 소개하고 알리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나서…. 역시나 한국의 친북/반미 정서를 우려하는 질문들... (참고로 리포트 사령관 정말 양반이더군요. 한국의 중요성, 우방을 강조하면 끝까지 한국을 두둔했습니다).

국가간의 자존심.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서로 대화로 해결해 나가야지 감정적으로 가는 길은 결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지금의 한반도 사정은… 내일을 예측할 수없는 불안전한 북한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주변의 강대국들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미군철수는 올 것이고 당연히 꼭 와야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상조이지 않습니까? 저 역시 미군들이 주둔하는 독일과 일본에도 좀 있어 보았지만, 그 나라들에서의 반미와 한국의 반미는 기질이 매우 틀린 것 같습니다.

운동권 당신들이 보수층을 몰아칠 때 수학공식 암기하듯 즐겨 사용하는 말 “군사독재에 기대어 살면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민생고를 외면해온 기생충적 존재들”… 이 사람들아, 우리는 한국 살면서 부귀영화는 전혀 몰랐어도, 비록 가진 것은 없었지만 안정 속에서 꿈을 가지고 살았소. 참고로 나의 아버님은 내가 7살 때 알콜 중독으로 돌아가시고 나의 어머니는 행상 장사로 우리 3남매를 먹여 살리셨소. 어머니의 행상장사와 셋방 때문에 국민학교도 4번씩 전학 다녔고… 당시 시골 학교에선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지만), 1년에 한 두 번 씩 편지 봉투에 쌀을 담아와 불우 이웃돕기 했소. 그래나 난 매년 쌀 가져갈 때 마다 어머니와 한참 싸웠소, 왜냐구? 우리 집도 먹을 쌀이 넉넉치가 못했기 때문에…. 홀어머니의 품상으로 살아가는 집이라고 매년 수상자 후보로는 올랐지만, 그래도 다행히 우리 집보다 가난한 한 급우 덕분에 (?) 아슬아슬하게 떨어졌소.

그래도 당시 극빈자 가정에 주던 학교 급식 빵은 철없이 좋아라 받아먹던 기억들이 생생합니다. 춥고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가난하다는걸 느끼지 못했고, 나는 우리가 평범한 중산층 가정인줄 알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머리에 광주리나 보따리 이고 행상나가셨던 어머니가 피곤하신 몸을 이끌고 돌아 오실 때까지… 저녁 늦게 집밖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가다 멀리 보이시면… 막 뛰어나가 어머니의 손에든 짐들을 열어보곤 했습니다. 혹시 그날 물건을 많이 팔아 어떻게 갈치/생선 한마리라도 사들고 들어오시면 온 집안이 잔치분위기였습니다…

그러다가 저희들은 어렵게 극적으로 미국으로 이민 왔습니다. 한국에서 국민학교밖에 못나온 저의 어머니는 이국 만리에서 말도 안 통하는 이곳에서 고생하시며 온간 주어지는 품팔이는 일은 다 하셨읍니다. 방제공장, 식당 청소부, 그리고 지금은 뉴욕 브루클린 흑인동네에서 무좀과 악취가 나는 손님들 발씻어주고, 메뉴크 발라주고, 그 돈으로 꼬박꼬박 저금하고 생활하십니다. 저 역시 집 형편이 하도 가난해 차마 일반 대학가는 꿈은 상상도 못 꾸고, 그래도 다행히 학비가 들지 않는 사관학교도 가게 되었고….

저희가 비록 큰돈 버는 부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저희들에게 제2의 삶을 준 이 나라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흑인들 발 닦아 꼬박꼬박 모으신 돈, 제가 모은 월급, 누님의 적금으로 당당히 집도 최근에 장만했습니다. 비록 50년도 더된 낡고 남미/중국계 이민자들이 몰려 사는 가난한 지역이지만 저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궁궐이 없습니다.

운동권당신들이 절대 증오심을 가진 이 미국이었지만, 우리들은 이 나라에 와서 조그마한 아메리칸 꿈을 피웠소. 또한 당신들은 전 세계를 경제식민지화 하고 가난하고 약한 나라들을 착취하는 제국주의의 땅이라 비웃지만…. 매일같이 아랍에서, 중국에서, 남미에서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아직도 이 땅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소이다.

운동권 당신들은 분배와 평등주의 사상을 최고로 주장합니다. 우리 착하게 살고, 서로 나눠가면서 살자하면서 마친 어렸을 때 어린이들이 세상을 보는 유년기의 순진한 시각을 가지고… 또한 많은 사람들의 이상주의적/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운동권은 주장합니다. 한사람이 백보를 가는 것이 아니라 백 사람이 한 걸음 가는 평등주의 복지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물론 당신들이 주장하는 사회평등/사회복지 정책들 일부는 나 역시 찬성하고 있소이다.

그러나 이 얼마나 무섭고 개인의 노력과 창의력을 말살하는 무서운 발언입니까. 시장경제 원칙이 기반인 자율경쟁체제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얼마나 우스운 정책이요? 지금 노무현정부가 주장하는 물질과 소득의 분배 또한 실력의 평등화….. 이 무서운 사상 때문에 우린 이미 6.25란 상처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과연 진정한 평등/민주주의는 물질의 분배가 아닌 기회의 분배가 아닐까? 바로 누구에게나 고생하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노동권과 운동권의 대부 노무현씨도 비록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출신 이었지만 그 역시 물질과 소득의 분배가 아닌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 민주주의/자본주의 사회의 최대 혜택자가 아닐까요?

전 세계 어디서나 부자 되고자 군인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떼 돈버는 부자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제 봉급에서 떼어 매달 자선단체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 돈들이 제에게는 얼마 안 되지만 북한의 어린이들/한국의 결식아들들에게 도움이 되고 (Asian Children’s Assistance Limited), 단일민족을 특히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버림받은 혼혈아동들을 돕는 복지사업에 쓰인다고 합디다(Pearl Buck International). 또한 주변에 알려서 제가 아는 미군 친구들도 함께 매달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감히 제자랑은 아니지만, 저 역시 찌어지게 가난한 가운데서 혜택을 받았기에 답례를 하는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운동권에서 부르짓는 민중의 평등, 이것이 민주주의/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능할까요? 과연 그들이 울부짖는 노력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분배해 나누어 사는 사회가 한국의 미래일까요? 생각해 봅시다, 과연 하루 먹을 물고기를 매일 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그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요? 노력해서 더 많은 물고기를 스스로 잡을 수 있고, 그래서 더 많이 나눌 수 있고…. 그런데 왜 한국의 운동권은 실패한 사회주의의 방식을 동경하고 흠모하는지… 우리는 이미 60년대 중국의 문화혁명을 통해서 아픈 교훈을 배우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반 엘리트주의” 을 내걸고 닥치는 대로 기존체계를 파괴해가면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들려 했습니다. 그로인해 수백만 명이 죽는 시행착오 또한 겪지 않았습니까?

지금 온 세계가 국제화 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민족"이란 말로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민족은 중요하고 긍지와 뿌리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같은 민족, 그것도 국제사회에서 깡패 같은 행동하는 북한도 "민족"이란 말로 너무나도 관대하게 대하는 것이 아닙니까?

네, 당신 운동권들이 주장하는 “북한은 더 이상 우리의 경제적, 군사적 상대가 아니다. 우린 이미 냉전시대의 싸움에서 이겼다….” 맞습니다, 맞고요, 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한만큼 그들도 제정신이 있다면 최소한의 답례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인간사회에서도 사람이 신용을 잃으면 끝인데… 왜 우리는 이렇게 북한에게 관대합니까? 여유 있고 좀 잘사는 형으로써 동생에게 잘하라고 해주는 한마디가 왜 그리 두렵습니까? 운동권, 당신들이 주장하는 개혁, 친일청산 난 무조건 100% 찬성이요, 단지 "민족"이란 허울 때문에 공정성을 잃지 마십시오.

지금 미국에서는 한국의 이념논쟁과 북핵문제로 걱정하고 우려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늘 한국을 두둔합니다. “반미는 극소수 5%도 안 된다.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의 과거 도움을 고맙게 느끼고 있다고”, 그리고 그들에게 현 정권이 하는 햇볕정책의 좋은 점을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그러나 지금 노무현 정권과 여당이 주장하는 “북한인권 반대운동”은 한국의 입장을 아무리 좋게 보고 또 두둔하려해도 나조차 이해가 안 갑니다. 당신들은 청렴결백, 민주운동과 인권문제를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이 행동은 너무나도 모순투성이고 오히려 인권법이 북한 핵문제/남북대화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 이니 이게 말이 됩니까? 물론 한반도에 긴장을 가져온다는 등 어느 정도 이해할 만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 정권과의 관계 개선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및 자유 신장도 더욱 중요하지 않습니까?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나서 함부로 말을 했다면…. 그러나 비록 국민학교 마치고 미국 온지는 오래 됐었지만 아직도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 때도 열심히 한국 응원하고, 월드컵 축구할 때도 목이 터지라 응원하고… 또 여행하다 공항에서 한국 분들이나 노인네들 보면 반갑고 막 도와주고 싶고… 특히 외국에서 태극기나 애국가 듣게 되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단순한 놈입니다.

또 이야기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매년 한국해군과 미7함대가 해상 초계기 회의를 갖습니다. 2000년 회의가 당시 일본 오키나와 섬에 있었습니다. 한미 군사협조, 작계, 등의 안건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날은 섬 곳곳의 2차대전 전적지들을 견학했습니다.
한국인 노예 부역자들이 수없이 죽어가면서 건설했다는 산속의 일본사령부 동굴, 태평양 전쟁 때 전사한 한국인 추모비. 그 추모비에는 황해도의 김00, 강원도의 최00, 제주도의 이00, 평안남도의 윤00등등, 그분들의 이름과 고향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또한 놀랍게도 추모비에는 고박정희 대통령이 그분들의 넋을 위로하는 시가 앞에 적혀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후엔 바닷가 근처의 어느 사탕나무 밭으로 같습니다. 바로 전쟁당시에 가미가제 특공대가 이곳에서 오끼나와로 다가오는 미 함대들을 공격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기지는 온통 사탕나무 밭으로 변해 그 당시 자취는 전혀 보이지 않고 다만 뜸 뜸이 보이는 활주로 자국 뿐....

사탕나무로 뒤 덥힌 활주로의 가운데서 저희들에게 일본아줌마(40대 후반) 가이드가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어느 20살의 가미가제 특공대가 비행 떠나기 전날 밤에 쓴 편지라고 합니다. 편지의 내용은 20년 꽃다운 나이지만 이 세상에 있으면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자기에게 사랑을 베푸신 어머니의 모든 정성에 감사드리며, 다만 답례를 못하고 먼저 가게 되어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비록 “적군/일본군” 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저희들은 비록 전쟁의 비극이었지만 또한 죽음 앞에서 자기 부모에게 마지막으로 보인 그 젊은이의 마음을, 같은 군인의 신분으로, 헤아리고 남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은 내용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바로 그 청년은 조선 출신이었습니다. 또 당시 일본군대에서는 한국말 사용은 금기중의 금기였습니다. 다른 가미가제 조종사들은 대개 “천황 만세, 대일본제국 만세!” 등을 외치며 이륙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마지막 이륙하기 전에 조종석안에서 마지막 자살비행을 남겨놓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 간다…..”를 서서히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조국과 나라를 잃어버린 한 청년의 마지막 모국어 었습니다.

순간 켜져 있던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게 된 관제탑의 지휘소는 당황했고, 어떻게 할지를 몰라 했다고 합니다. 또한 듣고 있던 일본군 지휘관들 역시 그를 멈추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이미 비행기 창문은 닫히고, 활주로에서 프로펠러는 돌고 있었고). 그 비행기는 이륙했다가 마음을 바뀌어 돌아오지 못하게 최소양의 기름과 폭탄뿐, 한번 이륙하면 살아서 돌아올 길은 전혀 없었습니다…. 죽음으로 가는 젊은이의 마지막 소원이라 생각하고, 드디어 관제탑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했다고 합니다. 그의 뒤를 이어 비행하는 조선출신 군인들 역시…. 그들이 자의로 일본군에 지원했건, 아니면 억지로 끌러왔던 상관없이… 다들 역시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죽음의 마지막 비행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을 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아리랑을 부르면 출격한 조선출신 가미가제 특공대들의 이야기가 일부 오끼나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전 마치 망치에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부모 형제와 헤어져 이 먼 열대 섬에서 죽어간 한국의 청년들… 순간, 저도 모르게 코등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그들이 마지막 출격한 태평양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치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저 혼자였다면 그 사탕수수 밭에서 바보처럼 울고 싶었습니다. 비록 제 옆에는 저의 미측 사령관이 계셨지만,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아줌마는 얄밉게도(?) 아리랑을 끝까지 천천히 다 불러주었습니다. 가슴이 메어졌지만 입술을 굳게 깨물고 억지로 간신히 자제했습니다. 그리면서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한국 해군 항공단, 61전대 참모들도 다들 눈가가 이미 젓어있었습니다. 그중 한분은 “바다 바람이 세다” 불평하시면서 눈에 들어간 먼지(?)를 조용히 닦으셨습니다.

매년 8월 달에 한반도 전체가 참가하는 을지포커스 훈련에 미7함대 지휘함이 진해항에 들어옵니다. 2001년, 2002년 훈련 기간 중에 주말에 해사생도들을 기함으로 초대해 견학시키면서 제가 그랬습니다. “비록 지금은 블루리지 함이 한반도 전쟁연습 때문에 진해에 왔지만, 미래에는 이배가 정말로 한국에 오지 않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고… 바로 한반도가 평화롭게 통일되어 이 배가 올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그렇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더욱더 훌륭한 군인이 되어 북한이 더 이상 무력으로 한국을 넘보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제 발로 걸어 나올 때까지 열심히 해달라고…. 또한 한국이 강국이 되어 더 이상 나라 없는 비참한 민족이 되지 말자고….”

운동권 당신들만이 독점한 듯 늘 들먹이는 “민족사상/민족공조”. 제발 그 도덕적 우월감에서 벗어나시오. 한국서 국민학교 밖에 다니지 않은 무식한 나는 “민족”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소. 하지만, 최소한 내가 알고/느끼는 있는 “민족”의 참뜻은 당신네 운동권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을 편 가르기 위해 들먹이는 그런 비참한 단어가 결코 아니요! 운동권들이여 제발 당신들의 투쟁을 위해서 “민족”이라 말을 헛되게 쓰지 말아주시오!!

이 긴 밤에 횡설수설에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의 사상의 갈등, 이데올로기의 갈등, 정치 갈등을 보며 너무나도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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