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암 방향의 새갓골.양조암골.식수암골을 다녀올 생각으로 집을 나섰는데...

칠불암을 향하고 있다.

 

모처럼 칠불암을 올랐는데 너무나 조용하다.

기웃거리고 있으니까 야리하고 예쁘장한 비구스님이 무슨 일이냐고 말을 건네온다.

 

전에 저녁공양을 한적이 있었었는데 그때의 스님이 아닌 낯선 스님이다.

이곳 칠불암에 온지가 벌써 일년반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 장맛비에 푹 꺼져내려져 있는 산신각 가는 길위로 하얀 천막이 씌워져 있는데

임시방편이지만 그천을 덮는등의 대처로 더이상의 붕괴는 면했다고...

천이 없었더라면 큰일날뻔 했다.

 

그런데...

산신각 가는 길이 문제가 아니고 암자 본건물이 뒤틀려져 언제 내려앉을지 몰라 그곳에서의

기거가 여간 불안한것이 아닌데 가만 보니 개보수 해서 고쳐질 사용되어질 건물같지가 않다.

왼쪽에서 두번째 기둥 아랬부분(마루밑)이 부러져 기둥자체가 내려앉고 기울어지는 바람에

손을 보기도 여간 난해하지가 않을것 같다.

 

고치는것도 그렇고...

다시 짓는것도 그렇고...

예산이 없다보니 스님 걱정만 태산이다.

 

봉화대를 지나 새갓골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되돌아서서 고위산으로 향한다.

새갓골로 내려섰다가 양조암골로 그리고 식수암골로 되돌아 오르고 내리고 하다가 더위라도 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오른길 되돌아 내려오는 것도 별로 내키지는 않는 일이지만 오늘 산행은 그렇게 진행이 되어지고

있다. 칠불암위 신선암을 돌아 나오는데 암반위 그늘에 누워있던 나이좀 들어보이는 남자 두분이

생각지않은 불청객의 출현에 급히 일어난다. 그냥 옆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길을 내주신다.

보기에 오래 누워있던것 같지는 않는데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고맙기도 하고...

 

어디서 오셨냐니까 경주에서 왔다고 한다. 그게 아니고 산행 출발지가 어디냐고 물은것인데...

남산동 통일전에서 출발해서 조금전에 도착된것이라면서 되내려가는것보다 다른길로 내려가고

싶다고 하여 금오산으로 향하는 주능선길로 향하다가 이영재에서 관광순환로를 따라 내려가는 코스를 말씀드리고 주능선길 안내를 하려고 나서는데 조금 아래 칠불암에서 얼굴이 발갛게 익어가지고

부지런히 기어오르는 중학교 3한년정도 되어보이는 여학생이 세사람의 발길을 잠시 잡는다.

 

숨이 찬 말투로 말을 더듬더듬 하는데 무어라고 하는지 잘모르겠다. 차근히 물어보니 교포 여학생

인데 혼자서 경주 여행을 왔다고...

 

두분은 길안내를 해드려 먼저 출발을 하고 여학생 아이와 다시 신선암엘 들른다.

대개는 얼굴에 땀이 나면 머리부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데 이아이는 얼굴 전체에 이슬방울처럼 작은 땀방울들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신선암 마애여래 좌상을 보여준다음 조금전에 두분 누워있던 바위위에서 학생을 앉히고 숨을 고르게 하고는 마음을 안정을 시킨다. A4용지에 남산 지도를 그리고 그위에 다녀갈 목적지를 빼곡히 적어놓았는데 아침 6시부터 다 돌았다고 한다. 가만 보니 포석정으로 해서 배리 삼존불.삼릉으로 올라서 용장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빙 돌아서 부처골의 감실여래 좌상.탑골의 마애조상군.미륵골의 보리사까지 두루 섭렵을 하고 마지막으로 칠불암까지 온것이다.

 

경주 첫날은 관광버스로 경주(유적지)일원을 둘러보았는데 재미가 없었다는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전거를 하루 임대(7000원/일)해서 자기 가고싶은대로 그렇게 하고있다는 것이다. 

 

그아이 산행차림이 여간 허술한게 아닌데 신선암 암릉길을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온다. 무엇이 이아이가 이토록 힘이든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하게 하였을까? 

 

집으로 같이 가서 하루 재워주고싶지만 이미 어제 오늘 숙박(민박)비까지(15.000원/일) 지불했다고

하고 짐도 그집에 두고 왔다고 한다.

 

포스코 견학도 시켜주고 대진 해수욕장(포스코 하계수련장)도 데려가고 싶고 포항 죽도시장도 보여

주고싶고 경주남산도 조금은 더 안내해주고 싶었지만...

그아이 나름으로 계획이 되어져 있겠지 생각이 들어 조금 운만 떼다 말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산을 하는데 찻길 마지막 바리케이트 쇠말뚝에 단단히 매어져 있는 그아이

의 임대 자전거가 반갑다. 능란하게 자물쇠를 열고는 울퉁불퉁 험한길을 달려내려 간다.

 

 

이렇게 신선암 사람들을 만나려고 칠불암으로 오게 되었었나?

기울어진 칠불암 암자가 걱정되어서였었나?

 

칠불암 오르는길...

 

칠불암 아래의 샘.

 

샘이 있는곳에서 칠불암 오르는 계단.

 

 

주변에 흩어져 있던 탑재들을 그저 적당히 올려놓은것 같다.

 

 

칠불암 위로는 신선암.

 

칠불암.

 

신선암 마애보살 좌상.

 

 

 

신선암에서 내려다 보이는 칠불암.

 

봉화대를 향하다가 되돌아 내려다 보이는 칠불암.

 

고위산.

 

머얼리는 금오산.

 

 

봉화대 흔적.

 

 

 

 

고위산 정상의 무덤인데...

명당인지 아닌지 보기는 좀 글타.

 

 

석재 절개용 쐐기 구멍의 모양이 좀 특이하다.

 

고위산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백운암.

 

 

 

경주에서 오셨다고...

한분은 경주 문화회관에 근무하시는 분이다.

 

혼자 경주 여행을 하고 있다는 교포학생.

산행차림이 아닌데 이곳까지 올라왔다.

 

기울어지는 칠불암.

 

마루 애랫부분 기둥(안쪽)이 부러져있다.

 

산신각 들어가는 길목에는 세탁물 건조대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져 있고 자상하게도"들어가지 마세요"라고 안내문구까지 있다.

 

 

 

자전거를 회수하고는 해냈다는(칠불암) 성취감에 만족해하는 학생.

 

 

서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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